홍콩에서 불과 60여㎞ 떨어진 마카오는 홍콩과 여러 가지로 닮았습니다.
16세기 포루투갈에 점령당한 뒤 1999년 중국에 반환된 마카오는 현재 홍콩과 마찬가지로 특별행정구의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행정수반 격인 행정장관이 마카오를 이끌어 가는 것 역시 홍콩과 비슷합니다.
다만 마카오는 인구가 60여만 명으로 홍콩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데다 경제적으로 중국 본토 의존도 역시 홍콩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8만 달러, 우리 돈 약 9천만 원을 넘을 정도로 부유하지만, 대부분 카지노 산업에 의존하고 있고 주요 고객이 중국 본토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중앙 정부의 영향력이 더 강하고 시민들의 민주화 의식 역시 홍콩에 비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마카오에서도 민주화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07년과 2014년 직선제 요구 시위가 산발적으로 있었습니다.
다만 별다른 성과 없이 흐지부지됐습니다.
지난달엔 중국 반환 이후 다섯 번째 행정장관으로 단독 후보로 출마한 친중파 호얏셍이 선출됐습니다.
최근 마카오 카지노 업계에서는 관광 산업 위축을 이유로 홍콩 시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팬시 호/마카오 카지노 재벌 : 홍콩 시위대가 폭력과 불법 행동으로… 수백 개의 소규모 사업을 문 닫게 했고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마카오 주민 상당수도 카지노 산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홍콩 시위 여파가 마카오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마카오인들에게 민주화를 바라지 않는다고 무턱대고 비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닮은 듯 다른 홍콩과 마카오의 모습은 중국이 내세우는 일국양제의 여러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정동연 기자(ca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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