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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지난달 日불화수소 수입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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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일본 수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수치로 확인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의 8월 일본 수입량은 '0'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 기업의 대체선 확보 노력도 확인됐다. 대만으로부터의 불화수소 수입량이 불과 2개월 만에 6배 이상 늘었다.

16일 관세청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8월 일본으로부터의 불화수소 수입량은 0이었다. 매달 평균 3000톤 가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에칭가스가 7월에는 529톤으로 6분의 1까지 줄었는데, 8월에는 아예 수입이 되지 않았다.

초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재료다. 반도체에는 아주 적은 양의 불순물만 있어도 회로가 손상되고 성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순도 99.999% 이상의 초고순도의 불화수소를 사용해야 한다. 초고순도 불화수소는 일본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규제가 7월 4일부터 시행되면서 앞서 기류를 감지한 기업들이 선주문한 물량이 7월 통계로 잡혔다"며 "관세청 통계는 HS 코드를 기반으로 해 고순도와 초고순도 불화수소가 섞여 잡히지만 수입량이 0으로 떨어졌다는 건 8월에는 추가로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삼성전자에 에칭가스를 지난달 8일 한 건 허가했지만, 중국 시안 공장에 대한 허가라 우리 나라 통계에는 잡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다른 나라로 대체선 확보에 나선 우리 기업의 노력도 수치로 확인됐다. 대만에서 수입한 고순도 불화수소가 6월 234톤에서 7월 594톤으로, 또 8월에는 1320톤으로 2개월 만에 6배 가량 증가했다.

문병기 연구원은 "대만으로부터 수입량이 는 건 우리 기업의 수입 대체선 다변화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또 대만에는 일본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우회적으로 수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수출 규제가 본격화되자 일본 이외에 대만·싱가포르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소재 업체 스텔라에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조달받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바 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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