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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사설] 사우디 정유시설 드론 테러,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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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시설과 유전이 15일 예멘 반군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절반인 570만 배럴로 반토막 났다. 이로 인해 16일 브렌트유 선물이 한때 19%까지 폭등했다. 한국과 중국 등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악의 경우 비축유를 풀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드론 10대로 정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이 세계 에너지 공급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했다”며 이란을 주범으로 지목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공격을 규탄했다. 테러의 주범은 곧 밝혀지겠지만 드론 10대가 어떻게 방공망을 뚫고 1000km나 비행했는지는 수수께끼다.

이번 일은 드론의 위험성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다. 드론을 악용할 경우 자칫 큰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드론은 물건 배달부터 농약 살포, 위험지역 촬영과 군사시설 정찰 등 생활과 산업·국방의 한 축을 이루지만 악용하면 가공할 무기로 사용된다. 특히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한 우리는 드론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2017년 군사분계선에서 270km나 떨어진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를 드론으로 촬영했는데 만일 공격용 무기를 장착한다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사드기지, 스텔스기지, 정유시설, 통신과 전력시설, 주요 공장 등 핵심 기간시설이 드론 공격에서 안전할 수 없다. 드론 공격을 탐지하고 격퇴시킬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군 당국, 산업계는 드론 몇 대가 세계 최대 정유시설을 마비시킨 것을 결코 남의 일로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언제든지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드론은 이제 산업화의 도구를 넘어 공격용 무기가 되었다. 드론 공격으로부터 산업시설과 군 시설을 어떻게 보호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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