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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중국 증시 3000 뚫고 상하이 트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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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국경절(10월 1일)을 앞두고, 상하이 증시가 들썩거리고 있다. 지난달 2760선까지 떨어졌던 중국 상하이 지수는 지난 9일 3000을 뚫고 슬금슬금 오르더니 16일 3030.75에 마감했다. 올해 상승률은 22%에 달한다.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도 해빙 조짐이다. 지난 6~7월만 해도 2000억위안 선에 머물던 상하이 증시의 거래 대금은 지난 5일 3400억위안까지 급증하면서 활력이 돌고 있다. 2017년 이후 최저 거래대금(4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유동성이 바짝 말라버린 한국 증시와는 대조적이다. 정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 할당량 한도 철폐와 같은 금융시장 개방 정책과 지준율 인하와 같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투심 회복을 이끌고 있다"면서 "중국 상하이 증시가 단기적으로 금구은십(金九銀十·금 같은 9월 은 같은 10월이란 뜻으로 9~10월 호황기를 의미)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부추 자금… 3000선 뚫어

'부추(중국의 개미 투자자를 뜻하는 말)들이 돌아온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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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상하이 증시에선 한동안 떠났던 부추들의 컴백이 화제다. 중국에선 증시에 뛰어드는 소액의 개인 투자자를 생명력이 강한 식물에 비유해서 부추라고 부른다. 기관투자자들에 털리고 당하면서도 월급을 모아서 다시 증시에 뛰어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되는 기미가 보이고,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 국면에서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는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의지도 계속해서 피력하는 중이다. 중국은 지난주 17년 만에 QFII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 한도 폐지를 공식화했다. QFII는 중국 자본시장 대외 개방을 목표로 지난 2002년 도입한 제도다. 상하이 증시에서 외국 기관들이 A주(중국인 투자 전용 주식)를 거래하려면 QFII라는 자격을 갖춰서 일정 금액까지만 투자할 수 있었는데, 투자 한도를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A주 매수 금액이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오는 11월 MSCI 지수 편입에 따른 펀드 자금 유입 호재도 남아 있어 연말까지 지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만 60% 넘게 상승한 중국펀드도

중국펀드는 국내 해외펀드 유형 중에서 순자산 규모가 8조원이 넘어 가장 덩치가 크다. 그만큼 한국의 많은 투자자가 중국 증시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중국펀드 투자자들은 꽤 괜찮은 농사를 지었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26.4%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1.8%)를 압도한다. 미래에셋운용의 '차이나본토펀드(UH)'는 레버리지(고수익·고위험) 상품도 아니면서 올해 상승률이 60%를 넘는다.

하지만 양호한 올해 실적에도 불구하고 중국펀드의 투자금은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추세다. 올해 중국펀드 유출액만 8300억원에 달한다. 전종규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중국 증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수가 3000선 위로 올라서면서 펀드 원금이 되자 환매하는 패턴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펀드 보유자라면 환매 시기를 다소 늦추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승은 연구원은 "10월 초 미·중 회담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제스처를 강하게 취하고 있는 데다 다음 달 예정된 70주년 국경절은 중국 입장에선 큰 의미가 있는 행사여서 증시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랩상품부서장도 "미·중 무역 갈등 해결은 금융이나 기술 분야에서의 중국 정부의 시장 개방 정도와 연동되어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시장개방 가속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추가 상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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