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5 (수)

유가 비상… WTI, 장중 배럴당 63달러 넘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예멘 반군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시설 두 곳이 가동 중단되면서 16일 국제 유가가 장중 한때 19%(선물 기준) 넘게 치솟았다. 글로벌 에너지 업계에선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지시했고, 우리 정부도 16일 '석유 수급 및 유가 동향 점검 회의'를 열어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16일 국제 유가는 개장과 함께 일제히 폭등했다.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장 초반 전일 대비 배럴당 11.73달러(19.5%) 오른 71.9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시장에서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장 대비 15% 상승한 배럴당 63.34달러까지 치솟았다. 거래가 지속되면서 상승 폭이 감소하긴 했지만, 현지 시각 16일 오전 1시까지 WTI와 브렌트유 가격 상승 폭은 각각 8%, 9%를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장중 거래 가격 상승 폭으로는 1988년 브렌트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후 사상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거래소의 현물 가격도 9% 이상 치솟았다. 싱가포르거래소에서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9.5% 상승한 배럴당 62.7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석유업계에선 국제 유가가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도 잇따랐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원자재 거래업체인 오닉스 커머더티스의 그레그 뉴먼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 공급 차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으면, 유가는 100달러 시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정유업계 관계자들과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뒤 "국내 원유 도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사태 장기화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정부의 전략 비축유 9600만 배럴과 민간 재고 등 총 2억 배럴 방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2억 배럴은 77일분 소비량에 해당한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상승이 불가피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싱가포르 시장 가격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르면 국내 가격도 따라서 오른다"고 했다.




최현묵 기자(seanch@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