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화가' 유사랑 화백
그는 커피를 물감 삼아 그림을 그리는 '커피 화가'다. 최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렸던 전시에 '커피 인천 인물 그림' 130여 점을 선보였다. "내가 그린 인천 사람들의 얼굴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부터 30여년간 시사만평가로 활동했다. 커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7년 전쯤이다. "늘 붓을 들고 다니는데, 빳빳한 화장지에 마시던 커피를 찍어 재미로 손님 얼굴을 그려봤다"고 했다. "카페 사장님이 잘 그렸다고 박수를 치더라고요. 제 커피 그림이 카페 벽에 하나둘 걸리기 시작했죠."
/박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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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본격적으로 커피로 그림을 그렸다. 풍경, 동물 등 가리지 않고 그리지만 '사람 얼굴'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만평가 경력 덕에 생김새 특징을 기가 막히게 잡아내, 붓을 들면 10분 안에 뚝딱 완성된다. "시사만평을 하면서도 사람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늘 따뜻하길 바랐어요. 그래선지 사람에게 애정이 갑니다."
2015년부터는 인천시가 만든 온라인 매체에 인터뷰 기사와 직접 그린 캐리커처를 연재하고 있다. "철공소 주인, 주모, 항해사…. 다 사연이 담겨 있지요."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포스터물감 통에 '커피 물감'을 만들어 담아 다닌다고 했다. 집에 커피 머신을 두고 갓 내린 향긋한 에스프레소 원액을 사나흘간 실온에 둔다. 꾸덕꾸덕해질 때까지 수분을 날려 농축하면 통 하나에 50~60잔이 들어간다. "급할 땐 스틱커피에 물을 아주 적게 타서 그리기도 한다"고 했다.
"붓 한 자루면 어디에서나 그림을 그릴 수 있죠. 유럽을 돌며 내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담아내는 게 꿈입니다. 커피만 살 수 있으면, 물감 걱정도 없으니까요."
[인천=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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