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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美전문가들 "김정은 친서, 트럼프 양보 얻으려는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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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3차 북미회담 전 구체적 비핵화 조치 관건"

"모종 합의 없다면 트럼프의 '평양방문'은 없을 것"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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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3차 북미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열자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는 소식과 관련, 미국 내 대다수 한반도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이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3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6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북한과의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넘어서는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만큼,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려면 북한이 지난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려는 구체적인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의 (대미) 관여 의지는 긍정적인 신호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로드맵, 즉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실무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채 3차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위신(prestige)만 높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비밀친서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엄 연구원은 이어 "비밀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재확인한다"면서 "김 위원장은 여전히 대미 외교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모종의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차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려면 미국에 유리한 협상 결과가 보장돼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종의 좋은 합의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라는 외교적 승리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안겨주길 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부차관보는 같은 날 RFA에 "김 위원장이 실무협상을 미루고 있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계속 보내는 점이 흥미롭다"는 의견을 전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이는 북한이 정상 간 소통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을 통해 협상하기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해야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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