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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만의 트럼프’ 궈타이밍, 총통 선거 불출마...中 압력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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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트럼프’로 불리며 내년 대만 총통 선거에 나서겠다고 했던 궈타이밍(郭台銘) 전 폭스콘 회장이 총통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6일(현지 시각) 밤 대선 불출마를 선언 했다.

17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궈 전 회장은 전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대만 경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당초 뜻이었지만, 현 시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분노와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라며 "고심 끝에 이번 총통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궈 전 회장은 지난 4월 총통 선거에 나서겠다며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지난 7월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에게 밀려 국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측근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궈 전 회장은 국민당을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시 성명에서 탈당 이유에 대해 "국민당은 국가의 이익보다 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국민당으로 돌아갔다"고 했었다. 이런 궈 회장의 성명에 대해 현지 언론에선 내년 대만 대선에 독자적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마잉주 전 총통 등 31명의 국민당 원로들은 같은 날 신문에 '단결, 분투, 중화민국 구하기'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며 국민당의 단합을 촉구했었다.

궈 전 회장이 2020년 총통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내년 대선은 집권 민진당의 총통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과 국민당 후보 한궈위 시장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 무소속 독자 출마하는 경우 이달 17일이 마지막 등록일이다. 다만 정당 추천후보의 경우 오는 11월 22일까지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궈 전 회장이 마음을 바꿔 독자 정당을 꾸려 총통 후보에 입후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궈 전 회장은 내년 총통 선거에는 나가지 않지만, 정계에는 계속 남아 활동하면서 대만을 위해 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대만이 궈타이밍을 필요로 할 때, 궈타이밍은 항상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NHK는 "궈 전 회장이 정치 참여까지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카리스마 있는 경영자로서 높은 정치적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궈 전 회장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궈 전회장의 불출마 선언은 친중(親中) 성향의 국민당 지지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홍콩 사태 이후 반중 성향의 민진당 지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호재인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궈 전회장이 나흘만에 입장을 바꾼 과정에 중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궈 전 회장이 창업한 폭스콘은 중국에서 100만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한 대기업으로 중국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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