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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NFL 피츠버그, 100세 앞둔 참전용사에 '특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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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풋볼(NFL)의 명문 구단인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100세를 앞둔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피츠버그는 한국계 미국인 풋볼선수 하인스 워드가 활약한 구단으로 한국인에게도 낯이 익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피츠버그 홈구장인 하인즈필드에 90대의 노병 두 사람이 초청됐다. 이날은 피츠버그와 NFL 라이벌인 시애틀 시호크스의 경기가 열려 관중석이 가득 찼다.

세계일보

5일(현지시간)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홈구장에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형 테드 시코라(왼쪽)와 동생 에드 시코라(오른쪽)가 등장하자 관중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가운데는 테드의 손녀사위이자 현역 육군 부사관인 대니얼 폴스테드 중사. 미 육군


경기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한테 소개된 노병은 친형제인 시어도어 시코라(99)와 에드워드 시코라(95)였다. ‘테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형은 2차 대전 당시 육군 항공대(현 공군) 소속으로 유럽 전선에서, ‘에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동생은 육군 소속으로 태평양 전선에서 각각 싸웠다.

마침 형 테드의 손녀사위 대니얼 폴스테드가 현역 육군 중사로 대(代)를 이어 미 육군에 봉사하는 중이다. 육군 정복 차림의 폴스테드 중사에 이끌려 테드와 에드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형제는 원래 펜실베이니아 토박이였으나 현재는 둘 다 피츠버그에 정착해 살고 있다.

예비역 상병인 형 테드는 1944∼1945년 프랑스 전선에서 싸우며 유명한 벌지 전투 등에 참여했다. 공군이 독립하기 전 육군 항공단 소속이었던 그는 C-47 수송기 승무원 등으로 활약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 즉 ‘디데이(D-Day)’인 1944년 6월6일 영국에 주둔하고 있던 테드는 프랑스를 향해 이륙하는 군용기들이 내는 엄청난 소음에 밤잠을 설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예비역 병장인 동생 에드는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군과 싸운 육군 제7보병사단 소속 대공포 요원이었다. 1944년 10월 7사단이 필리핀에 상륙했을 때 그의 부대는 일본군 전투기 6대를 격추하는 전과를 올렸다. 1945년 오키나와 전투에선 무려 33대의 일본 군용기가 에드 부대의 대공포에 맞아 추락했다.

전후 각각 기계 제작 기술자, 고등학교 공업 교사로 열심히 일하고 진작 은퇴해 지금은 가족과 더불어 평온한 노후를 즐기고 있는 테드와 에드 형제는 이날 피츠버그 구단과 미 육군 측이 마련한 특별한 선물에 무척 감동했다.

“우린 이렇게 엄청난 환영에 익숙치 않다오. 너무 고맙습니다. 그저 조국에 봉사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할 따름이지요.”

이벤트를 준비한 피츠버그 구단 측은 현재 99세인 형 테드가 내년 3월이면 100세가 된다는 점에 착안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마침 올해 시작해 내년 끝나는 NFL 시즌은 창설 이래 100번째 시즌이기도 해 이를 기념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구단 관계자는 귀띔했다.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한국계 미국인 풋볼선수 하인스 워드(43)의 소속 팀으로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하인스 워드는 2006년 피츠버그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한국 팬들한테 큰 기쁨을 안겼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피츠버그 선수로 뛴 하인스 워드는 2012년부터는 미 NBC 방송의 스포츠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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