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12~16m·질량 450t 소행성…목성 섬광 중 두번째로 밝아
TNT 240 kt급 폭발로 만들어진 목성 섬광(좌중간 흰점) |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8월 목성에서 관측된 섬광이 TNT 240 kt(1kt=1천t)의 폭발력을 가진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행성학회(Europlanet Society)에 따르면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행성과학총회(EPSC)와 미국천문학회(AAS) 행성과학국의 연례 공동회의에서 목성 섬광에 관한 자세한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이 섬광은 지난 8월 7일 미국 텍사스주 시볼로에 사는 아마추어 천문가 이선 채플이 뒷마당에 설치한 소형 망원경으로 지구에서는 유일하게 포착했다.
약 7억㎞ 떨어진 곳에서 포착된 섬광은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이오(Io)의 밝기로 약 1.5초가량 빛을 내고 사라졌다.
채플은 목성 충돌 물체를 찾기 위해 개발된 공개 소프트웨어인 '디텍트(DeTeCt)'를 이용해 촬영된 동영상을 분석했으며, 섬광 이미지가 분명하게 포착된 것을 확인한 뒤 프로그램 개발자인 스페인 바스크대학(UPV/EHU)의 리카르도 우에소 박사에게 연락해 정밀 분석이 이뤄지게 됐다.
'디텍트' 소프트웨어로 확인한 충돌 순간 |
그 결과, 섬광을 일으킨 천체는 지름 12~16m에 약 450t의 질량을 가진 소행성으로 목성 구름 위 약 80㎞ 상공 상층 대기에서 산산조각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때 방출된 에너지는 지난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지름 20m 크기 운석이 폭발했을 때 절반가량으로 추정됐다.
또 광도곡선으로 볼 때 석철운석(stony-iron meteor)의 밀도를 보여 혜성이 아니라 작은 소행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섬광은 지난 2010년 목성에서 처음 섬광이 포착된 것을 시작으로 10년간 관측된 총 6차례의 섬광 중 두 번째로 밝은 것이다.
우에소 박사는 "목성에 충돌하는 천체는 대부분 지구에서 관측되지 않지만 매년 이와 비슷한 크기의 천체 20~60개가 목성과 충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목성의 크기와 중력장 때문에 이런 크기의 천체가 충돌하는 비율은 지구보다 수만 배 더 높다"고 했다.
우에소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천문학자와 아마추어 천문가 간 협력의 본보기로 평가하면서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디텍트를 활용해 목성과 토성 관측 비디오를 분석하는 것이 더 늘어나 소행성 충돌에 관한 연구 토대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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