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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카카오모빌리티, 나홀로 진격…다른 기업들은 '관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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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 전격 인수…중형택시 서비스

고급-대형-중형택시 구축…브랜드 택시서비스 나선다

우버·타다 "개편안 후속논의 지켜볼 것" 움직임 없어

이데일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정부의 개편안 후속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진격이 거세다. 다른 기업들은 논의를 지켜보며 적극적 투자에 미온적인 상황이나 홀로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택시가맹사업자인 타고솔루션즈에 대한 인수작업을 진행해 지난 10일 인수를 마무리했다. 그간 2대 주주(30%)로서 타고솔루션즈와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50여개 택시회사 대표들이 보유하고 있던 나머지 지분 70%를 모두 인수했다.

앞서 택시회사 2곳을 인수하고 대형택시 가맹사업 진출을 나섰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로 중형택시 시장에도 ‘카카오 브랜드 택시’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중형택시 시장은 현재 운행 택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택시 25만대 중 24만대가 중형택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택시 개편에도 불구하고 중형택시 수요는 낮은 요금 덕분에 향후에도 택시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협업’ 웨이고블루 지지부진에 직접 운영체제로 변경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중형택시의 경우 카카오T를 이용한 호출 서비스만 제공해왔다. 타고솔루션즈가 지난 3월 첫 ‘플랫폼 택시’로 내놓았던 ‘웨이고 블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 블루’에 대한 기술적 지원을 통해 중형차 브랜드 택시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술 지원’에 머물러있는 역할을 확장할 필요성이 회사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아울러 웨이고 블루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서비스를 확장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 3월 출시 당시 올해 연말까지 3000대를 운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 운행대수는 200대 수준에 머물러있다. 과도한 호출료(3000원)로 인한 소비자 외면과 기사 완전월급제에 대한 택시 회사들의 부담감이 서비스 확장의 장애물이었다.

이에 더해 폐쇄적인 택시 시장의 특성상 택시회사들이 다른 회사들이 지분을 가진 가맹사업자 참여를 꺼려하면서 참여 회사 확장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타고솔루션즈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서비스 개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끝에 타고솔루션즈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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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술지원으로 탄생한 타고솔루션즈의 웨이고블루는 ‘타다’급 서비스를 앞세웠지만 높은 호출료 등으로 택시회사와 소비자 양측 모두로부터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술지원이라는 한정된 역할을 넘어 플랫폼 역량과 서비스 운영 전문성을 접목해 직접 운영하는 것이 웨이고블루 전국서비스 확장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타고솔루션즈 지분을 보유했던 택시회사들은 가맹사업 파트너로서의 지위는 유지한다.

◇카카오T블루로 개편…공격적 차량 확대 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인수 직후부터 사명을 ‘KM솔루션즈’로 변경하고 ‘웨이고 블루’도 ‘카카오T블루’로 변경하고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중형 브랜드택시를 지칭하는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차량 외부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도 래핑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택시 서비스를 종류별로 보유하게 됐다. 현재 운행 중인 고급택시 카카오블랙, 다음 달 출시를 앞둔 대형택시 ‘라이언택시’에 더해 중형택시인 ‘카카오T블루’의 진용이 완성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공격적 시장 공략이 계속되고 있지만,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은 ‘택시 개편안 후속 논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맹사업자로서 마카롱택시를 운영 중인 KST모빌리티는 현대차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택시회사 인수에 나서는 등 주목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은 조용하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버는 개인택시를 겨냥한 공격적 마케팅 외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버는 전국 최대 택시단체인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으로부터 5000대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로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논의는 구체화되고 있지 않다.

우버는 본사 차원에서 택시 개편안 후속 논의 결과를 토대로 사업방향을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당분간 현재 같은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탄이 충분하지 않은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은 더 움직임이 없다. 타다 운영사인 VCNC의 경우 주력인 ‘타다 베이직’의 사업모델 유지 여부가 개편안 후속 논의 결과에 달려 있어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택시와의 협업 모델을 표방한 ‘타다 프리미엄’의 경우도 타다 베이직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로 인해 여전히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대타협 당시부터 예상한대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 체제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압도적 플랫폼을 보유를 넘어 자금력과 기술력도 무장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맞수가 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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