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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공모리츠 전성시대] 저금리 '끌고' 稅혜택 '밀고'...1조 알짜 리츠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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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알짜상품 등 '3박자'에 춤추는 리츠

예금금리 이상 年 4~6% 배당 상품 투자수요 급증

롯데·NH·이지스 등 각양각색 리츠 연말까지 출시

실물부동산 뒷받침 안정성 매력...성장국면 진입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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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리츠란 오피스·상업시설·주택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대표적인 간접 부동산 투자상품이다. 연내 공모·상장이 예정된 리츠만 해도 총 6개로 공모금액이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여러 리츠 운용사가 물밑에서 한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츠는 지난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으로 도입됐으나 약 10년간 대표 상품의 부재, 투자수요 저조 등으로 기관투자가 대상의 사모 시장만 커졌을 뿐 일반 투자자 대상의 공모 리츠 시장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시대를 맞아 4~6%대 배당을 정기적으로 주는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맞춰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괜찮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에서도 아파트 투자에 몰린 개인들의 자금 물꼬를 트기 위해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통해 발 벗고 지원하는 등 저금리, 알짜 상품, 정부 정책의 ‘3박자’가 갖춰지면서 공모 리츠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다양한 공모·상장 리츠 상품 쏟아져=17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롯데리츠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NH리츠(가칭),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칭) 등 각양각색의 알짜 리츠 상품들이 줄줄이 공모·상장에 들어간다. 다음달 8~10일 공모를 진행하는 롯데리츠는 10개의 백화점·마트·아웃렛 등에 투자해 연 6%대의 배당수익을 주는 ‘리테일 리츠’다. 올 초 홈플러스 리츠가 공모 상장에 실패했으나 업계에서는 롯데리츠의 성공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본다. 롯데리츠의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라는 확실한 임차인이 약 10년간 책임임차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사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다음달 공모에 들어가는 NH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특히 높다. 요즘 자산시장에서 가장 ‘핫한’ 서울 주요 권역 핵심 빌딩의 지분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이다. NH리츠운용의 한 관계자는 “배당수익뿐만 아니라 향후 매각에 따른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표 부동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도 연내 공모 상장리츠를 출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최근 영업인가를 받은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기존에 드물었던 모자형 리츠다. 1개의 모(母)리츠가 다양한 섹터별로 구성된 여러 자(子)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다. 우선 오피스 자리츠에 서울 태평로 빌딩, 호텔 자리츠에는 제주 조선호텔(옛 켄싱턴호텔) 등을 편입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앞으로 물류·리테일 등 다양한 자리츠를 만들고 각각의 자리츠에 추가로 자산을 편입하면서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워 이지스의 대표적인 리츠로 키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추진 중인 이지스레지던스리츠도 기존에 없었던 공모 주택리츠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리츠는 인천 부평구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신축되는 공동주택 5,678가구 중 공공지원 민간임대 약 3,500가구를 사들여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배당한다.

상장은 하지 않지만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리츠도 연내 최소 2건이 예정돼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동을 공모 리츠로 만들어 투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다만 요건이 맞지 않아 상장은 진행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향후 리츠 공모 상장을 위한 운용사들의 물밑 준비가 한창이다. 마스턴투자운용도 공모리츠 출시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고 내년 출시를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고위 관계자는 “첫 공모상품인 만큼 매력적인 투자 물건을 찾아 리츠에 넣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자산신탁 역시 향후 각종 민간임대주택, 요양원, 레지던스, 기숙사 등을 담은 공모상장 주거리츠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모 리츠시장, 저금리가 끌고 세제혜택이 밀고=공모 리츠 상품이 각광받게 된 것은 저금리에 따른 영향이 크다. 그동안 중위험·중수익 겨냥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꼽혔던 주가연계증권(ELS)·파생연계증권(DLS)이 홍콩사태, 유가급락, 금리 불안 등으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실물 부동산을 담아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리츠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간접 부동산 투자 시장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도 리츠 시장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부는 16일 내놓은 활성화 방안에서 리츠업계의 숙원이었던 투자자 세제혜택을 투자원금 기준 5,000만원까지 주기로 했다. 또 공모 리츠와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는 사모 상품과는 달리 재산세 분리과세 혜택을 줘 수익률 제고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FICC연구위원은 “연 배당수익률이 4~6%선으로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장리츠는 환금성이 좋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며 “공모 리츠 시장은 이제 시작단계로 향후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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