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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내년 韓증시 기대해볼만…기업이익 회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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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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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에서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해 잇달아 밝은 전망을 내놨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가 한국 증시 투자 매력도를 아시아 증시 가운에 최상위로 꼽으며 투자 비중 확대 권고를 냈고, 대신증권은 한국 상장기업이 내년엔 두 자릿수의 이익 성장을 거둘 것이란 근거로 시장 반등론을 제기했다.

17일 크레디트스위스는 댄 파인맨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식 전략 대표가 발표한 '아시아 시장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 국가별 점수 순위 1위로 올렸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달 3위에 머물렀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두 단계 뛰어 가장 최근까지 단독 1위였던 싱가포르와 함께 공동 1위를 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에 대해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필리핀 홍콩 태국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 의견을 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밸류에이션, 경기 순환, 성장성, 통화, 기술력 등 6개 분야에서 점수를 내 증시 매력도 순위를 매긴다. 가장 가점이 높은 평가 항목은 밸류에이션이다. 한국 증시는 이 부문에서 아시아 각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8월 미국과 중국(G2)의 무역분쟁 격화, 한일 무역갈등 등 대외 악재를 겪는 과정에서 우리 증시가 유달리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이번 순위에 일부 영향을 끼친 셈이다. 한국 상장사 주가는 내려간 한편 내년 실적과 배당은 올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밸류에이션 평가가 올라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에서 "한국 시장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내년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은 핵심 평가지표에 내년 실적이 반영되면서 점점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 상장사 실적 개선은 반도체 기업이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의 기술 분야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며 "5세대(G) 전환 및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메모리 상황을 봤을 때 D램과 반도체 산업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한국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박지훈 연구원의 코멘트를 인용해 메모리·정유·화학 부문 실적 개선으로 한국의 EPS 감소가 끝물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비중 확대 배경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지난 2분기 한국 등 북아시아 지역 국내총생산(GDP) 수치를 뜯어 보니 무역분쟁이 실제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게 크레디트스위스 분석이다. 또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특징이었던 위안화 동조 현상이 약해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달 초 1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등 최근 약세를 보여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 같은 근거를 들어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으로 바라보지만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도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증시가 내년과 후년에 연속으로 두 자릿수 이익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올 초부터 안전자산 확대를 주장하며 보수적 시각을 유지해 온 대표적인 증권사다.

이번 전망에서도 안전자산 확대를 주문했지만,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지난번보다 긍정적인 전망으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증시의 주축인 반도체 산업이 내년 2분기께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며 "올해 한국 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큰 폭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2년간 기저 효과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년 11월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과 중국의 경기 방어에 대한 의지가 맞물려 양국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 증시 상승론에 힘을 보탠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센터장은 "각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놓고 있는 유동성 공급 정책이 내년께 시차를 두고 단기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글로벌 투자 시장 전체로 볼 때는 여전히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높게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정 센터장은 "경기 위축을 방어하기 위한 부양책이 글로벌 경제 전반의 장기적인 저성장 구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며 "누적돼 온 부채위험과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다 무역분쟁 확전 여지도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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