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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골판지 1위 태림포장, 세아상역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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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1위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이 국내 의류 제조회사인 세아상역에 팔린다. 17일 태림포장은 회사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세아상역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수 가격은 7000억원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 후 세아상역은 태림포장 지분 71%, 자회사인 태림페이퍼 지분 100%를 갖게 된다.

태림포장 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27일 진행한 본입찰에는 세아상역 외에 샤닝페이퍼·베인캐피털 컨소시엄과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세 곳이 참여한 바 있다.

샤닝페이퍼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방한해 태림포장 공장 실사에 참여할 만큼 인수 의지가 높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IMM PE와 세아상역은 이르면 다음달 계약을 체결해 내년 초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IMM PE 관계자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정성적 요인도 고려해 세아상역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장기적으로 회사를 경영해나갈 수 있는 곳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은 더 협의해서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가격은 최종 실사에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림포장·태림페이퍼의 기업 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된다.

세아상역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 세아상역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STX중공업의 플랜트 부문인 STX엔테크를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라며 "태림포장은 업계 1위 업체로 수익성과 발전 가능성이 높다 판단했고 기존 사업과의 연계도 고려해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세아상역은 당초 미래에셋자산운용PEF와 컨소시엄을 꾸릴 예정이었으나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1986년 설립된 세아상역은 전 세계 10개국, 40개 생산공장에서 하루 평균 250만벌의 의류를 제조하는 국내 회사다. 갭, 포에버21 등에 납품하며 트루젠,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 자체 브랜드도 갖고 있다. 지난해 1조77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한솔제지 등 제지 업체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골판지 업계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비제지 업체가 골판지 부문에 진출한 건 세아상역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은 라면박스나 택배박스 등 상자를 만드는 지함 업체로 골판지 원지를 만드는 태림페이퍼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올해 초부터 매각설이 제기됐던 태림포장은 매각 가격이 최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IMM PE가 공개 매각을 시작하면서 지난 6월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세아상역을 포함한 국내외 사모펀드와 글로벌 제지 회사가 참여했다.

이번 매각으로 IMM PE는 인수 후 4년여 만에 인수 가격의 2배가 넘는 금액으로 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한울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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