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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우디 드론 공격 누가 …국제사회 팽팽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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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범·배후’ 공방 확산

트럼프 “정확한 공격 위치 알아” 로하니 “예멘의 방어권 행사”

미 유엔 대사 “이란 책임”에 러·중 “섣부른 결론” 이란 엄호



경향신문

세 정상의 그림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가운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3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앙카라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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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석유시설을 과연 ‘누가 공격했는가’를 놓고 국제 여론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언론 공히 이란의 소행이라는 데에 연일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자 이란은 대통령까지 나서 공격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중동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대척점에 서왔던 러시아와 중국은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말라”며 사실상 이란 엄호에 나선 형국이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증거를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확실히 알게 되면 알려 주겠다. 그러나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가까운 미래에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될 것”이라며 “(무인기 공격에 연관된) 정확한 위치를 거의 모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장전 완료된 상태”라며 이란을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의 주범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에 “이란이 드론을 격추했을 때를 기억하라. 당시 매우 큰 거짓말을 고수했었다”며 “지금 그들은 사우디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지켜볼까?”라고 적었다.

반면 이란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박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러시아·터키와의 3국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매일 폭격의 목표물이 되고 있는 예멘 국민들은 단지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라며 “예멘 국민은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사건 직후부터 자신들을 배후로 지목한 미국을 겨냥해 “최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논란은 국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미국과 러시아·중국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관련 정보를 살펴보면 책임은 이란에 있다”고 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대사는 “(트럼프의 장전 완료 발언은) 걸프 지역에서 더 큰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했고, 중국 측도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에 반대했다.

영국과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석유시설 공격 자체는 규탄하면서도 ‘누구의 공격인가’를 놓고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 (드론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만 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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