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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도면 빌려 배 만들던 현대重, 반세기 만에 설계기술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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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6월 현대중공업이 만든 1호 선박인 '애틀랜틱 배런(26만t급 초대형 유조선)'의 명명식이 열렸다. 기술력이 전무했던 현대중공업은 애틀랜틱 배런을 만들기 위해 3년 전인 1971년 영국의 스콧리스고(Scott Lithgow) 조선소에서 설계 도면을 빌려와야 했다. 설계 도면을 빌리고, 건조 기술을 배워 선박을 만들었던 현대중공업이 반세기 만에 선박 설계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으로 만든 조선사인 IMI와 초대형 유조선의 설계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 조선사가 설계 기술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IMI에 VL CC(초대형 원유운반선) 기본·상세 설계도면과 설계 지원은 물론, 교육과 기술 컨설팅 등 설계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하게 된다. IMI는 초대형 유조선을 만들 때마다 현대중공업에 일정한 로열티를 지급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다"면서 "그동안 선박 건조에서 세계 1위로 인정받아온 현대중공업이 설계 기술까지 수출하는 조선사로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현대중공업 박승용 부사장, IMI 파티 알 살림 대표, 사우디 국영해운사 바흐리 압둘라 알두바이키 대표 등이 참석했다. IMI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우디 아람코, 바흐리, 람프렐 등이 투자한 합작회사다. 202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라스 알헤어(Ras Al-Khair) 지역에 선박, 해양플랜트, 엔진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초대형 조선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전수용 기자(j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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