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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코스피 15% 떨어졌지만 AI는 3%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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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이 도입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최근 국내 증시 부진 속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RA)는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투자 성향에 알맞게 자산 운용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했던 지난 8월, 로보어드바이저가 제안한 포트폴리오대로 투자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국내 증시에 치중하지 않고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하락장서 로보어드바이저 재평가

작년 초만 해도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국내 증시가 강세장이었던 때라 웬만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고공 행진을 했기 때문에 연 2~3%의 수익률을 내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매력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재평가를 받는 모양새다.

17일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는 코스콤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상용화된 로보어드바이저 35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5월 이후 코스피 200 등 주요 시장 지표 수익률을 꾸준히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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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8월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유형별 평균 수익률은 '안정추구형'이 0.10%, '위험중립형'은 -0.51%, '적극투자형'은 -1.1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80%), 코스피 200(-2.76%), 코스닥(-3.11%) 등 시장 벤치마크에 비해 선방한 것이다. 비교 기간을 최근 1년간(8월 말 기준)으로 넓히면 둘 사이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안정추구형 3.08%, 위험중립형 0.82%, 적극투자형이 -1.64%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15.29%), 코스피200(-13.69%), 코스닥(-25.27%)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해외 분산 투자 기능 제 역할"

물론 로보어드바이저는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므로 코스피 수익률과 단순 비교해 운용 전략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 투자의 원칙을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선진국 및 신흥국의 ETF·주식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를 하고 싶어도 정보가 부족해 못했던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시장 변동에 맞춰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자동 조정해주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지난달 증시가 폭락할 때에도 로보어드바이저는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데이터 분석만을 바탕으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적 가장 좋은 건 자산운용사 RA

개별 로보어드바이저로는 쿼터백자산운용의 '쿼터백 글로벌자산배분 해외상장 ETF' 안정추구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이 18.09%로 가장 높았다. 이어 NH투자증권의 'QV 글로벌 자산배분' 위험중립형이 15.65%로 뒤를 이었다.

또한 여러 업종 중에서는 평균적으로 자산운용사의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이 높았다고 코스콤은 집계했다. 자산운용사 로보어드바이저들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투자 유형에 따라 -0.28~6.25%로 증권사(-3.44~1.6%)나 은행(-0.61~2.85%)보다 높았다. 지난 8월 한 달 수익률 역시 자산운용사가 -1.17~0.79%로 제일 높았고 은행이 -2.01%~-1.34%로 가장 낮았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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