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대통령 핵심 측근들 “총선 불출마”…민주당 대대적 ‘물갈이 공천’ 예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양정철·백원우 ‘백의종군’…중진 용퇴론 등 공론화

외부 인사 영입에도 속도

김수현 전 실장 ‘1호’ 유력

경향신문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물갈이’가 가시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과 현역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인적 쇄신 흐름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으로 악화된 여론을 돌파하기 위해 ‘혁신 공천’ 카드를 조기에 빼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 사진)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오른쪽)은 총선 불출마 방침을 공식화했다.

당내 한 의원은 17일 통화에서 “양 원장과 백 전 비서관이 최근 당에 총선 불출마 뜻을 확고하게 전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백의종군’ 결정은 당내에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 예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의원은 “이들이 먼저 (불출마를) 던지면서 친문이냐 비문이냐 상관없이 총선 승리를 위해 누구든 내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당 일각에서는 중진 용퇴론과 험지 출마론 등이 공론화되고 있다. 실제 다선 중진 등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5선의 원혜영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비례대표인 김성수·제윤경 의원도 지도부에게 불출마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주류를 점하고 있는 ‘86그룹’ 의원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해찬 대표는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며 쇄신 공천의 명분을 확보해둔 상태다.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지난 2일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내 총선 불출마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평가위는 ‘국회의원 최종 평가를 앞두고 차기 총선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할 의사가 없는 국회의원은 객관적으로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개정된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에 따른 것이지만 물갈이 서막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부 인사 영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초쯤 총선 후보로 영입한 인사들을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감안해 당초 11월 이후로 잡았던 발표 시기를 앞당긴 셈이다. ‘영입 인사 1호’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유력하다. 김 전 실장은 ‘험지’인 경북 구미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보다 빨리 물갈이 움직임이 시작된 데는 여러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장관 임명으로 악화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조기에 공천 모드로 옮겨가려는 취지가 읽힌다. 친문재인·중진 물갈이를 통해 ‘혁신 공천’ 이미지를 선점하는 효과도 노린 듯하다. 이들의 여권 내 지분이 많은 만큼 기득권 포기라는 측면에서 당내 인적 쇄신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상대 당 후보와의 경쟁력 등을 감안하지 않거나 인위적 물갈이에 치중할 경우 공천 부작용도 예상된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 대전 결과로 안 좋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국정감사나 입법활동을 열심히 할 일이지, 왜 공천을 이용하느냐”고 지적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