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발사·군사정찰위성 등 성공주장
한미 군당국 “사실상 실패… 외부 기술 과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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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도대탄도탄 감시 레이더와 지상 감시자산에 탐지됐다. 전방 부대에서 운영하는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된 영상에서는 상승 단계부터 동체가 비정상적으로 회전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까지 식별됐다.
우리 군은 "상승 단계부터 비정상적 비행 양상이 식별됐으며, 이런 비행 불안정성이 미사일의 폭발을 야기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북한이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에 해당하는 미사일 시험이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한미는 ‘실패를 덮기 위한 과장’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북 성공했다는 군사위성… 사진도 공개 못 해
북한은 외부에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과장 평가를 이어왔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1일 밤 기습적으로 발사한 군사정찰위성도 마찬가지다. 당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만리경-1호는 7~10일간의 세밀 조종 공정을 마친 후 12월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보고했다. 또 김 위원장이 태평양 지역 괌 상공에서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 구역을 촬영한 항공우주 사진들을 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진은 아직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한미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성능은 미흡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2012년과 2016년 쏘아 올린 광명성 3호 2호기와 광명성 4호도 발사 성공을 주장했지만 작동 불능 상태로 판명 났다. 궤도에는 진입했으나 지상과의 교신이 전무했기 때문에 위성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만리경-1호도 위성 플랫폼과 광학 탑재체가 설계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고 지상 기지국과 신호를 송·수신하고 지상을 촬영한 사진 및 영상을 발신한 뒤 품질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은 아직 교신이 오고 간다는 증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산 신형 엔진은 성능개량 중
다만,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사용해왔던 엔진과 다르다. 러시아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성능을 개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1월 14일과 4월 2일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시험 발사했다. 당시 미사일은 각각 1000여㎞, 600여㎞ 날아가 낙하했다. 두 시기 모두 발사장소는 이번에 발사한 지점과 동일한 평양 일대였다.
이번 IRBM은 다르다. 군 관계자는 이 탄도미사일이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IRBM일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면서 "1월과 4월에도 고체발동기 믿음성을 검증했다며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를 했다. 이번엔 조금 더 발전된 뭔가를 시험하지 않았을까 추측이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구소련시절인 1987년 미국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체결한 이후 북한에 중거리 미사일 기술을 이전했다. INF 조약은 미국과 옛 소련이 사정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폐기하고 해당 범주의 미사일을 추가로 개발·생산·배치하지 않기로 한 합의다. 하지만 미국이 러시아의 지속적 위반을 이유로 2019년 8월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폐기됐다.
군사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발사체 엔진도 바꿨다. 북한이 지난 5월에 발사해 2분여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군사정찰위성 로켓에 신형 엔진(로켓 추진제)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사에 성공한 엔진 대신 우주 발사체에 주로 쓰이는 엔진을 사용해, 기술적 진전을 선보이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신형 로켓의 추진제로 ‘석유발동기(케로신)+액체산소’를 언급했다. 주로 우주발사체에 사용된다. 케로신은 등유로, 북한에선 석유라고 부른다. 산화제인 액체산소는 영하 183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한다. 로켓에 주입한 이후 장시간 유지하기가 힘들지만, 추력은 비교적 강하다. 한국의 ‘나로호’와 ‘누리호’,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Falcon)’에 이를 사용한다.
북한이 ‘케로신 + 액체산소’ 추진제를 러시아에서 직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도움을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11월 발사 이후 6개월 만에 신형 추진제를 개발하기는 어렵다”면서 “산화제인 액체산소는 다루기 까다로워 적어도 2년의 개발기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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