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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강경 대응 나선 트럼프 “이란 대통령 안 만날 것”…펜스도 “장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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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시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17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다음 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하니 대통령과 다음 주 만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나는 그를 만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그를 만나지 않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란)은 준비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2019 공화당 하원의원 연찬회에서 연설 중 박수를 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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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같은 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데 따른 것이다. 그는 "어떤 급(級)에서도 미국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그들의 최대 압박 전략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했다"고 했다.

로하니 대통령도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복귀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해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과 9일 유엔 총회 때 로하니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거듭 언급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 중단되자, 미국이 이란이 배후에 있다고 의심하는 상황까지 더해져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배후라는 설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은 가공할 군사력을 갖고 있으며 필요하면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그 누구와도 전쟁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바로 전날 트위터로 "범인이 누군지 안다. 우린 장전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행동을 시사한 것과는 온도 차가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장전 완료됐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17일 트럼프 행정부는 누구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인다며 미 정보 당국이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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