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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한미정상 통화 유출 파문에? 주미 대사관 공사 차관보급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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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관 정무공사에 차관보급 인사 물망

'급' 높여 대미외교 강화, 이르면 주중 발표

일각선 정상 통화유출 사태 '후폭풍'이란 말도

중앙일보

워싱턴 주미 한국 대사관 전경. 정효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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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미 외교라인의 본격적인 재정비에 나섰다. 주한 미 대사에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를 내정한 데 이어 조만간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인사도 확정할 예정인데 공사의 ‘급’을 높인다는 것이 핵심이다.

관련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18일 “주미 정무공사는 보통 외교부 본부에서 국장을 지내고 나가는 자리였는데 이번에는 한 단계 높여 ‘차관보+α’급 인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공사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정무공사는 대사관의 서열 2위로 대사 부재 시 직무를 대행하는 대사 대리이기도 하다. 미 행정부ㆍ의회ㆍ싱크탱크를 두루 담당하며 청와대ㆍ외교부 본부와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정무공사의 능력에 따라 워싱턴발 정보의 양과 질이 달라지곤 했다.

외교부가 지난 5월 한미정상 간 통화유출 파문의 책임을 물어 A 공사를 인사조치한 뒤 이 자리는 4개월간 공석으로 있다. 대미 외교 최전방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관보급 인사가 주미 정무공사를 맡게 될 경우 대미 외교의 접촉면이 넓어지고 격도 높아져 한미동맹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일각에선 공사직 자체가 사실상 1급(고위공무원단 가급)으로 격상돼 다른 공사들을 지휘하는 '총괄공사'의 기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미 일본대사관도 이 같은 체제를 갖추고 있다.

다만 외교부 내 차관ㆍ1급 상당 고위직 공관장을 25%가량 줄이겠다는 게 강경화 장관의 방침인 만큼 고위직을 한자리 늘리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총괄공사 직함 변경은 유동적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임 정무공사에는 문승현 현 주 체코 대사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승배 주 뉴질랜드 대사의 이름도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북미국장을 거친 미국통으로 분류된다.

외교부 안팎에선 정무공사급을 파격적으로 격상한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상 통화내용 유출 파문 이후 "워싱턴 정무공사 자리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기류가 번지면서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들이 하나같이 고사하고 나선 데 따른 고육지책이란 설명이다. 외교부 사정에 밝은 한 학계 인사는 “역대 최저경쟁률 정도가 아니라 이번 가을 인사에서 나온 여러 자리 중 가장 비인기 자리가 주미 정무공사였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18일 주이스라엘 대사에 서동구 전 국정원 1차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해외파트에 주로 근무해 온 서 내정자는 2017년 6월부터 국정원 1차장으로 재직해왔다. 2016년 5월부터는 주파키스탄 대사를 지냈다.

유지혜·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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