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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정육점부터 삼겹살집까지…' 돼지열병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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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시중 돼지고기 품귀현상…수입 재고물량도 유통 줄어 ]

머니투데이

100% 폐사율을 보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 정육매장에서 한 관계자가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국내 삼겹살 가격은 한 달 새 17%가량 급등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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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면서 정육점이나 돼지고기 수요가 많은 외식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가격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는데다 정부의 이동조치, 출하제한 등으로 경매물량이 줄어들면서 수급 자체가 어려워져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돼 장기화될 경우 삼겹살, 돈까스 등 외식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농협음성, 농협부천, 도드람, 신흥산업, 삼성식품, 농협고령, 김해축공, 부경축공, 삼호축산, 제주축협 등 9곳의 돼지 도매시장이 이날 휴장했다. 협신식품과 농협나주 2곳의 경매만 진행됐다. 경기 파주, 연천, 포천, 동두천, 김포, 철원 등 6개 시군의 돼지반출금지 기간도 3주로 확대됐다.

시중에 돼지고기 유통이 차질을 빚으며 일부에서 돼지고기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정육 소매점이나 삼겹살, 돈까스 등 외식업체에서는 가격 인상도 문제지만 당장 사용할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육점 관계자는 "오늘까지는 1~2일전 도축한 고기가 들어오지만 2~3일간 도축장도 물량이 없을 것이라고 해 기존 재고 외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막막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대규모 살처분으로 물량이 없을 뿐 아니라 가격도 3~4배씩 뛰면서 많은 정육점들이 문을 닫았는데 반복이 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돼지고기가 주 원료인 식당들도 수급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직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탓에 기존 재고가 넉넉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한 삼겹살 식당 주인은 "도매업체도 마장동 시장도 고기가 없다고 한다"며 "며칠 후면 아예 장사를 못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재료 확보도 문제지만 돼지고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수입 냉동육도 덩달아 유통이 줄고 있다. 정육업계에 따르면 수입 재고를 갖고 있는 수입유통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물량을 풀지 않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장기화될 경우 이같은 수급난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체 돼지고기 공급량은 1735만두로 이 가운데 소매시장에서는 28.4%가 정육점, 27.1%가 대형마트, 15.2%가 음식점에서 유통됐다.

유통이 줄어들고 경매가격이 오르면서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전국 도매시장 기준 경매가격은 1kg 당 6201원으로 전일대비 6%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16일 대비로는 41% 급등했다. 다만 소매가는 유통 과정상의 시차와 기존 재고 물량 등으로 아직 큰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삼겹살 소매판매 가격(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은 100g당 2044원으로 발병 전 대비 1.5% 오르는데 그쳤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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