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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오프라인 초저가 반격...피 튀기는 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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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편의성 앞세운 이커머스에

대형마트 3사 PB상품으로 맞불

2ℓ 6병 묶음 2,000원 미만 판매

온라인 주문땐 배달서비스 제공도

국내생수시장 규모 4년내 2조 전망

기존 제조사 등 경쟁 더 치열해질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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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유통사의 피 튀기는 ‘물 전쟁’이 시작됐다. 편리한 배송을 강점으로 한 이커머스 업체로 소비자가 몰리면서 전통 강자인 마트가 ‘초저가’를 내세우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물 시장이 꾸준히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집객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마트 삼총사, ‘생수’로 할인 총공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마트 3사가 오는 19일부터 2ℓ짜리 물 6병을 일제히 2,000원 미만의 가격에 판매한다. 1ℓ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기존 제품보다 최소 50% 가량 저렴하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곳은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자체 생수 브랜드인 ‘바른샘물’ 2ℓ짜리 6병을 1,590원에 판매한다. 1병당 가격이 265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다만 제한이 있어 1인당 2개 묶음만 구매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반짝 할인에 들어간다. 자체 브랜드인 ‘온리프라이스’를 통해 ‘미네랄 워터’ 2ℓ 상품 6개를 1,650원에 판매한다. 롯데, 비씨, KB국민 등 10개 카드사를 이용할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상시 할인’ 카드를 내세웠다. 일주일 한정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달리 2ℓ짜리 ‘이마트 국민워터’ 6병을 상시 1,8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이 같이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로 물류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꼽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수 생산지를 이원화해 이마트 물류센터와 가까운 생산지에서 상품을 받는 방식으로 상품 가격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물류비를 낮췄다”면서 “70% 수준이었던 생수 생산공장의 가동률을 크게 높여 효율성을 높인 것도 가격 인하에 한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띵똥’ 물 배달왔습니다=물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쿠팡,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다. 이들은 유통 단계를 줄인 자체 브랜드로 가격을 확 낮춰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가격뿐만 아니라 무거운 생수를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편의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이번에 생수 할인에 돌입한 마트 3사도 온라인에서 주문할 경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때는 생수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는 생필품을 마트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무거운 물이나 부피가 큰 기저귀 등을 시작으로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위기감을 느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이전부터 저렴한 가격에 생수를 판매하던 ‘코스트코 모델’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반응한 것도 이커머스 업체의 강점이다. 지난 2017년 PB 생수 제품 ‘탐사수’를 출시한 쿠팡은 어린이들도 쉽게 휴대하며 마실 수 있는 330㎖ 용량과 1인 가구를 위한 1ℓ 용량을 내놓기 시작했다. 쿠팡 관계자는 “이용 고객들이 남긴 수천만 개가 넘는 상품평, 구매패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시중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다양한 용량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도 나도 뛰어든다···포기할 수 없는 물 시장, 왜=국내 생수 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조 2,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2023년에는 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생수 제조사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2016년 제주용암수를 인수한 오리온그룹은 오는 10월 미네랄이 풍부한 용암해수를 사용한 생수를 출시할 계획이다. 생수 시장 3위 ‘백산수’를 판매하는 농심은 오는 11월부터 백산수 유통을 위한 인천 통합물류센터를 가동한다. 이번 물류센터는 농심이 확보한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로 백산수를 통한 수도권 생수 시장 선점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은 반복적인 구매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상품인 동시에 초저가를 내세울 경우 다른 제품의 구매로까지 이어지는 미끼 상품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면서 “가격, 기능, 용량 등 차별화된 생수 제품을 선보이는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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