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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조국 동기 현직 검사 “조국 검찰개혁, 유승준이 군대 독려하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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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열린 '검사와의 대화'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가진 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제를 제기한 현직 검사는 조 장관의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56·사법연수원 17기)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조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임 검사는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조국 장관은 그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날 조 장관이 의정부지검을 찾아 일선 검사들과 만난 ‘검사와의 대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임 검사는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신임 장관이나 총장이 전국 청을 두루 돌면서 검찰 구성원들과 대화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라고 적었다.

또 임 검사는 2003년 TV로 생중계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의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고 생각한다”며 ‘검사와의 대화’라는 명칭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보준칙의 전례에서 보듯이 장관의 정책들은 자신을 겨냥한 칼날을 무디게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는 일반적 의심까지 더해 보면 오늘의 저 퍼포먼스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심히 의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대변인실은 “질의응답은 사전 준비된 바 없고 ‘사전각본’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면서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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