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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심봉석의 요(尿)런 토크] 여자에게 소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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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여성들은 소변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 화장실은 여성들에게 사적인 비밀의 공간이고, 보통 소리 없는 대변과는 달리 소변볼 때 꽤 큰 소리가 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회·문화적 차이로 소변을 볼 때 소리를 감추기 위해 물을 내리면서 보는 습성은 서양에는 그리 흔치 않다고 한다.

이데일리

역사적으로 남성우월주의 산물인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자세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최근 편하게 좌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성들도 늘어나고, 곳곳에 현대화된 여성용 화장실이 제공되는 사회분위기로 봐서는 꼭 맞는 이유는 아니다.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방광염이나 요실금을 비롯한 소변질환은 여성의 사회활동을 위축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비뇨기질환으로 인한 소변의 불편함을 여성으로서 겪는 당연한 현상으로 여기거나 창피해서 얘기도 못하고 불편함을 감추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관리를 받지 않으면 단지 불편함이 아니라 소변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감 상실, 대인 기피증, 우울증 등 심각한 상황이 초래되기도 한다.

소변은 우리 일상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다. 소변 횟수는 하루에 6-8회 보니까 1년이면 무려 2500여회 가까이 된다. 남성들과 달리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여성들은 배뇨에 문제가 생기면 불편함이 배가 된다. 여성들 누구나 겪는 소변질환은 나이와 관계없이 흔하고 복잡한 현대생활과 더불어 더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배뇨 건강에 따라 여성들 삶의 질과 만족도가 달라진다.

여성에게 소변질환이 잘 생기는 이유는 여성 특유의 하부요로의 구조 때문이다. 여성은 요도의 길이가 짧고, 소변을 조절하는 요도괄약근이 덜 발달되어 있다. 요도의 위치가 질과 항문에 가까워서 장내세균에 의해 감염이 되기 쉽다.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방광과 골반근육에 무리가 가고 탄력이 저하될 수 있다.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하여 질이 건조해지고 방광 및 요도점막의 탄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많은 여성들이 소변보는 불편함을 여자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서 체념하거나, 당혹감과 수치심으로 누구에게 얘기도 못하고 혼자만의 비밀로 숨긴다. 소변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이고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불편은 운명적인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관리와 비뇨기과 치료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한 요로질환이다.

소변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배뇨 및 배변습관이 우선이다. 소변을 억지로 오래 참거나 마렵지도 않으면서 일부러 자주 가지 않는다. 배변 후에는 요도로 세균이 침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앞에서 뒤로 닦는다. 물을 넉넉하게 자주 마시고, 과식이나 과음, 흡연을 삼가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몸을 많이 움직여서 활동량을 늘리고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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