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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다시 몰리는 공유주방 관심…VC·대기업 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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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키친, 최근 92억원 투자 유치하면서 누적 투자액 124억원 기록

위쿡 누적 투자 222억원, 먼슬리키친도 이달 투자 유치 예정

대기업도 관심, 비외식 건설 업체들도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여럿이 주방을 나눠 쓰는 공유주방이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유주방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은 수백억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대기업들도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공유주방을 점찍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한국 공유주방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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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쿡의 공유주방 모습 (위쿡 제공)


◇공유주방에 몰리는 투자금…‘시장이 열린다’

22일 공유주방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 출신 최정이 대표가 창업한 ‘고스트키친’이 이달 들어 92억원의 투자금을 벤처캐피탈(VC)로부터 유치했다. 지난 2월 투자받은 21억원까지 합하면 고스트키친은 올해에만 11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창업 이후 고스트키친의 누적 투자금액은 124억원이다.

최정이 대표는 우아한형제들 재직 시절 배민키친 사업을 총괄한 바 있다. 배민키친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공유주방으로 현재 서울 시내에서만 4개가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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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공유주방 업계 현황(점포 수 2개 이상 업체 기준, 2019년 9월 기준, 자료 :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국내 공유 주방업계 선두주자인 ‘위쿡’의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누적 투자금액은 200억원을 넘었다. 9월 현재 222억원이다. 규제샌드박스 2호 공유주방 기업이기도 한 위쿡은 서울에서 4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칸막이 설치 등의 규제를 피해 여러 사업자가 한 주방에서 외식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요 공유주방 업체로 꼽히는 ‘먼슬리키친’도 이달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슬리키친은 서울시내 2곳에서 공유주방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배달과 홀 운영을 연계하고 있다.

배달대행 업계에서도 공유주방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와 ‘메쉬코리아’는 위쿡, 고스트키친, 먼슬리키친 등과 배송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김희종 메쉬코리아 기업영업본부장은 “공유주방을 통해 한국 외식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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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슬리키친이 운영하는 공유주방 형태. 하나의 공간을 8개의 칸막이형 주방으로 나눴다.(사진=김유성 기자)


대기업들도 공유주방 업계에 관심이 높다. 롯데그룹에서 벤처 육성·투자를 맡고 있는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지난 3월 위쿡에 15억원을 투자했다. 그룹내 유통·식품사인 롯데호텔·롯데쇼핑·롯데슈퍼·롯데GRS와 공유주방 업체가 협력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는 목표이다.

이랜드그룹 내 외식사업법인인 ‘이랜드이츠’도 내부적으로 공유주방 사업을 준비중이다. 글로벌 공유주방업체 ‘클라우드키친’과는 이미 협력 관계다.

배달 업계에서는 CJ푸드빌 등 CJ그룹의 시장 참여도 예상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배달과 연계된 공유주방에 사업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건설·부동산 대기업도 공유주방 사업 진출을 알아보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빌딩 등 도심내 남는 공간에 대한 활용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공유오피스처럼 남는 공실을 주방으로 만들고 재임대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얘기다.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은 ‘공유주방 산업발전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 자료에서 “한국의 공유주방 시장은 아직 초기다”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빠른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배달 음식 뿐만 아니라 식품 가공 등으로도 사업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들도 주목…실패 비용 적은 게 강점

공유주방 업계에서는 최근 자영업자들의 입점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실패에 따른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이점 덕분이다.

실제 일반 음식점 생존기간이 3.1년(2017년 국세청 자료)에 불과하고 폐업률은 20%를 상회(2016년 23.9%, 국세청 자료)한다. 실패 시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

반면 공유주방은 투자 비용이 적어 실패 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임차료와 배달수수료, 개인 조리도구 구매 등을 합쳐도 1000만~2500만원 정도다. 일반 매장을 개설할 때 수천만원 이상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은 편이다. 공유주방에 함께 입점한 다른 사업자들과의 네트워킹과 공유주방 본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멘토링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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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관리비, 식재료비, 소모품비 제외. 일반음식점은 2019년 8월 부동산 114 정보 기준, 공유주방 창업은 주요 업체 평균 비용 산출)


다만 아직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관련 법령이 정비되지 않았고 공유주방 운영 실증 사례도 적은 편이라는 단점도 존재한다.

위생 등의 관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 예컨대 공유주방 구성원 중 한 사람이라도 위생에 소홀하면 전체 구성원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시장인만큼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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