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에서 발생한 하청노동자 박모씨(60)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는 “당시 대형 철판이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철판의 꺾임 또는 추락을 막을 크레인 고정장치나 하부 받침대가 설치되지 않았고, 위험상황을 감지하는 감시자도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해당공사를 하청업체에 외주화하기 전에 원청노동자들도 같은 작업을 수행했는데, 당시에는 표준작업지도서에 명시된 각종 안전장치가 이뤄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가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승목 기자 |
노조는 이어 “사고가 발생한 탱크캡 제거 작업은 15번째였는데, 앞서 14개의 탱크 캡 제거작업을 할때 하청노동자들은 이번 사고가 날때와 같이 안전장치 없이 노동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노동부가 지난해 5월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작업중지 범위를 전체 사업장이 아니라 ‘재해발생 공정’으로 축소하는 바람에 산재의 위험성이 큰 다른 작업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안전조치가 충분했다면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규직 직영노동자들은 지금 하청노동자들이 하는 것 처럼 위험에 방치되면서 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따라 현대중공업 원·하청 사업주 구속,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중대재해 발생시 작업중지 지침 등 개악된 노동자 생명안전제도를 전면 재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해양사업장 사망사고와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약 24% 낮은 재해발생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사고가 나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과 원만히 합의했고, 사측은 관계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 사고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상의 미비점이 드러나면 행정기관의 명령에 따라 재발방지책을 충실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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