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3명 vs 0명… 태풍 ‘타파’ 사망자 집계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1~22일 부산·울산 등서 3명 숨져 / 정부 “안전사고 피해자” 모두 제외 / 전남 등 9개 시·도서 3249ha 침수 / 어선·요트 등 16척 파손되거나 유실

‘3명 vs 0명.’

제17호 태풍 ‘타파’에 따른 사상자 집계가 실제와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중형급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지난 21∼22일 부산과 울산, 대구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재난안전 당국은 이들이 ‘안전사고’ 피해자일 뿐이라며 공식 사상자 집계에는 넣지 않고 있다.

23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타파’에 따른 인명피해는 잠정적으로 중상 2명을 비롯해 부상자 31명이다. 교통통제와 안전조치 도중 다친 경찰관 2명과 소방공무원 2명은 ‘공상’인 까닭에 사상자 집계에서 제외했다.

세계일보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 중인 22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한 2층 주택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7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태풍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숨진 피해자들은 모두 중대본 인명피해 집계에서 빠졌다.

지난 21일 오후 10시25분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70대 여성은 자택 벽기둥이 붕괴하는 바람에 잔해에 깔려 숨졌다. 또 22일 오후 1시15분 울산시 울주군 온산항 앞바다에서는 60대 선장이 표류 중인 자신의 배를 인양하려고 경비함을 타고 가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같은 날 오후 3시55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동대구분기점 진출입로에서도 시외버스 1대가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옆 10m 아래로 추락하는 바람에 승객 1명이 숨졌다.

중대본 관계자는 “대구 시외버스 승객의 경우 명백한 버스 운전기사의 과실이라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진구 사망자의 경우 무허가 노후건물이라는 점에서, 울산 표류선박 선장의 경우 태풍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명피해 집계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경남 사천 동남동 한 마을 주택 지붕이 파손돼 2가구 6명이 마을회관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8세대 1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우나 하천 범람으로 침수되거나 파손된 주택은 제주와 전북, 경남에서 28동이었다.

이번 태풍은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전남 등 9개 시·도에서 3249㏊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제주에선 비닐하우스 25동이 파손됐다. 부산과 제주, 울산 등에서 어선과 요트 등 선박 16척이 파손되거나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송민섭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