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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법무장관 자택, 초유의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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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국 집·대학 4곳 수색

‘딸·아들 입시 의혹’ 확인 조처

임의제출했던 조 장관 PC에서

서울대 인턴증명서 파일 확보

‘셀프 발급 의혹’ 언론 보도에

조 장관 “악의적” 강하게 부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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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과 조 장관 자녀들이 지원했던 대학 4곳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7일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수사 개시 신호탄을 쏘아올린 지 27일 만에 이뤄진 세번째 대대적 압수수색이다. 사상 최초로 현직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자택을 압수수색당한 조 장관은 “마음을 다잡고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5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조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충북대와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연세대 대학원과 이화여대에도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 장관의 딸과 아들이 서울대 법대 인턴활동 증명서와 동양대 상장·표창장 등을 허위로 발급받아 이들 교육기관의 입시 과정에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이날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오전 9시께부터 저녁 8시께까지 11시간 동안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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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대학 4곳이 포함됐다는 점도 앞으로 검찰 수사 방향과 관련한 많은 시사점을 준다. 최근 검찰 수사는 사모펀드 쪽으로 꽤 진전됐지만, 애초 시작은 조 장관 딸과 관련된 논문·표창장·인턴증명서 의혹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 등이 압수수색됐고, 이어 조 장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 6일 밤 정 교수를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정 교수 공소장이 국회에 제출된 직후, 표창장 위조 시점과 방법 등을 다 특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대학들을 여럿 압수수색한 것은 사문서 위조뿐 아니라, 위조된 사문서를 행사한 죄까지 묻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사모펀드 의혹 등에 비해 죄질이 낮은 표창장·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등도 샅샅이 규명해 책임을 묻겠다는 결기의 표현인 셈이다.

검찰은 조 장관 딸과 조 장관 딸의 의학논문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은 과정 규명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교수(현 형사정책연구원장)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장관 쪽이 사실상 인턴증명서를 ‘셀프 발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셀프 발급’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조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오늘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며 “저희 아이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로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조 장관 딸, 아들의 모든 입시 과정을 살펴보겠다며 대학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을 두고, 여당은 ‘먼지털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검찰 수사 관행상 가장 나쁜 게 먼지털기 별건 수사다. 아무쪼록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총력 수사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퇴근길에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저와 제 가족에게 힘든 시간이지만 검찰개혁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우 서영지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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