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파주에서 ASF 감염 의심 돼지가 또 나왔다. 그동안 경기 북부지역에서만 발생하던 ASF가 한강 이남지역에서도 발병함에 따라 이 병의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양돈농가에서 들어온 ASF 의심 신고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최종 판정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ASF 발생이 확인된 것은 파주·연천에 이어 3번째다.

돼지 1800여마리를 키우는 이 농가는 이날 오전 6시 40분쯤 돼지 4마리에서 유산 증상이 나타나자 당국에 신고했다. 돼지의 유산은 ASF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이 양돈농장의 돈사에서는 어미 돼지 한 마리가 임신해 배가 부른 상태에서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농가는 ASF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방역당국이 집중 방역을 펼치고 있는 중점관리지역(파주·연천·김포·포천·동두천·철원 등 6개 시·군) 안에 위치해 있다. 경기 파주 발생 농가와는 13.7㎞, 연천 발생농가와는 45.8㎞ 각각 떨어져 있다. 이날 오후에는 파주의 한 농가에서 ASF 감염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ASF가 당국의 집중방역이 펼쳐지고 있는 중점관리지역의 남쪽, 특히 한강 이남으로 퍼짐에 따라 수도권은 물론 국내 최대 양돈단지가 있는 충남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ASF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4~19일이기 때문에 기존 발생지 인근이나 발생농가와 역학관계에 있는 전국의 농장에서 언제 다시 ASF 감염 돼지가 나올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국은 ASF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농장 반경 3㎞안에서 8개 농가가 사육하고 있는 돼지 3200여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가는 등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23일을 ‘전국 일제소독의 날’로 정하고 제17호 태풍 타파가 몰고 온 비에 의해 쓸려내려간 소독약 및 생석회를 다시 살포하는 작업을 벌였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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