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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한강 건넌 돼지열병…전국 확산되나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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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에서도 확진

발생 농가 3㎞ 내 돼지 살처분

감염경로 아직도 ‘오리무중’…잠복기 고려하면 2주가 고비



경향신문

발병 확진 뒤 야간 긴급 방역 경기 김포시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된 23일 오후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해당 농장 앞에서 방역차량이 소독약을 내뿜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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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23일 경기 김포시에서 확진 판정이 나오고, 경기 파주시에서 또다시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방역당국과 전국의 양돈농가가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 북부지역에만 발생하던 ASF가 처음으로 한강을 넘어서면서 전국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ASF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4~19일이어서 앞으로 추가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ASF는 그동안 경기 북부지역에 머무는 상황이었다. 지난 17일 파주시 농가에서 처음 확진된 ASF는 이튿날 북동쪽으로 33.2㎞ 떨어진 연천군 농가에서 또 발생했다. 이후 추가 발병이 없어 ASF가 경기 북부지역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에 당국도 파주·연천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북부지역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설정해 집중방역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김포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방역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김포 발생 농가가 중점관리지역 안에 있지만, ASF가 한강을 건넌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파주·연천 등 기존 발생 농가를 들른 차량이 강원·충남·경북 등 전국의 농가를 들른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경기 이외 지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당국은 ASF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2주일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ASF가 김포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김포 발생 농장 반경 3㎞ 안에 있는 모든 돼지에 대한 살처분에 착수했다. 김포 발생농장 반경 500m 안에서는 3개 농가가 2700여마리(발생 농가 포함)의 돼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반경 3㎞ 안에서는 5개 농가가 575마리(발생 농장 및 반경 500m 이내 농가 제외)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 ASF 의심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24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ASF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정부는 여전히 감염 경로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ASF 전염의 핵심 경로로 ASF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인 경우, 농장 관계자가 ASF 발병국가를 다녀온 경우, 야생 멧돼지가 ASF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으로 보고 이에 대한 조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조사에서는 파주·연천 농가는 물론 새로 발생한 김포 농가도 이들 3가지 경우와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농가 모두 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먹이지 않았으며, 축사에 창문이 없거나 주변에 울타리가 설치돼 있어서 야생멧돼지 등과 접촉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파주·연천 농가의 주인이나 노동자들이 ASF 발병국에 다녀온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김포 농가 관계자의 발병국 방문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5월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 점을 들어 북한지역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나 ASF 감염 돼지의 분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됐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당국은 ASF가 중점관리구역 밖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17호 태풍 타파로 흐트러진 방역망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이날 지방자치단체·농협 등이 보유하고 있는 소독차량은 물론 군의 제독차량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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