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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우산혁명' 5주년… 홍콩 시위대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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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8일 17주째 주말 시위… 29일과 中국경절인 1일에도 대규모 집회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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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가 애드미럴티 타마르 공원에 모여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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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혁명' 5주년을 맞아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모였다. 홍콩 도심 곳곳에는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라고 적힌 포스터가 붙었고 시민들은 5년 전과 같이 홍콩 민주화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다음달 1일 중국 국경절에도 집회를 열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민주화 운동 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홍콩 도심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르 공원에서 우산혁명 5주년 기념 집회를 열었다.

5년 전인 2014년 9월 28일은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이 시작된 날이다. 홍콩 시민들은 79일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면서 장기 시위를 벌였다. 당시 하루 최대 50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민주화 확대를 요구했지만 결국 1000여 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되면서 미완의 혁명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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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홍콩 도심 곳곳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과 홍콩 시위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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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들은 오후 3시부터 빅토리아 공원에서부터 '레논 장벽'을 만들었다. 이들은 약 2.7km 떨어진 해군 정부본부까지 행진하며 벽과 에스컬레이터, 인도교, 포장도로 등 곳곳에 시위 포스터를 계속 붙였다. 포스터에는 중국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차이나치(CHINAZI)' 문구도 등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도로를 따라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

레논 벽은 2014년 우산혁명 때 홍콩에 처음 등장했다. 레논 벽은 원래 체코 프라하에서 생긴 것인데, 1980년대 체코가 공산국가였던 시절 젊은이들이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논의 반전과 평화를 담은 가사 등을 벽에 낙서하기 시작하면서 자유를 상징하게 됐다.

이날 집회에는 주로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최소 수만명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인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는 이날 시위에 예상보다 많은 20~30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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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는 5년 전 우산혁명 때와 같이 우산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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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은 이날 우산 혁명이 시작된 장소인 하코트 로드를 점거해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서자 시위대는 벽돌과 가솔린 폭탄을 던지며 맞섰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는 이제 민주화 요구 및 반중국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앞서 지난 4일 송환법 철회를 발표했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민주화 요구 시위가 17주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 폭력에 대한 독자적 조사위원회 설치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다.

시위에 참여한 웡씨(30)는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우산혁명 때) 실패했다. 우리는 당시 보편적 참정권을 위해 열심히 싸웠고 지금도 여전히 그것을 얻지 못했다"라며 "그러나 이번 여름 내내 보아온 바와 같이 우리 홍콩인들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5년 전에 이어 오늘 다시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친씨(29)는 "우리가 우산혁명으로부터 배운 것은 홍콩의 정체성이 우리에게 절대적이라는 것"이라면서 "홍콩은 동서양이 융합된 매우 특별한 도시다. 우리는 이 정체성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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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위자의 핸드폰에 "우리는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죽기살기로 싸울 것"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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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29일에도 코즈웨이 만에서 인근 홍콩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며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다음달 1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는 국경절에도 오후 2시부터 시위를 펼치기로 해 또 다시 대규모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지난 15일 경찰에 국경절 집회 허가를 신청했지만 경찰이 집회를 불허할 경우를 대비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위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경찰의 시위 허가를 내릴 가능성은 적지만 허가 여부를 떠나 시민들이 (국경절에) 검은색 의상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콩 행정부는 시위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6일 시민 150명과 공개 대화를 가지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2시간의 대화로 시위대의 불만을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행정부는 안전을 이유로 국경절 기념 불꽃놀이 등 대규모 행사를 취소했으며, 1일 아침 국기 게양식을 진행한 뒤 실내에서 칵테일파티를 열기로 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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