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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소냐 호이슬러 “스웨덴 사람들, 한국의 아동문학 스스로 찾아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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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국제도서전서 만난 소냐 호이슬러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한국문학은 이미 세계적…한국어 강좌 중국어보다 수강생 많아

통일 전 동독서 자라 남한에 못 가…북한서 한국어·역사 배워

경향신문

소냐 호이슬러 스톡홀름대학 한국어과 교수가 26일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한국 주빈국관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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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은 이미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기관에서도 자발적으로 한국 작가를 초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한국문학이 세계문학 속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스웨덴 스톡홀름대학의 소냐 호이슬러 한국어학과 교수(58)가 말했다. 독일 출신의 호이슬러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현재 스톡홀름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26일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서 그를 만났다. 호이슬러 교수는 예테보리도서전 개막에 앞서 스톡홀름대학에 신용목 시인과 소설가 김금희를 초청해 낭독회를 가졌다.

호이슬러 교수는 “한국어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2012년보다 두 배로 늘었다. 이번 학기에 90명이 등록했다”고 말했다. 스톡홀름대학 아시아·중동·터키학부에서는 한국어·중국어·일본어·아랍어를 가르친다. 그는 “일본어가 가장 인기가 많고 그다음이 중국어였는데 요즘은 한국어가 중국어보다 인기가 많다”며 “K팝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스톡홀름대학 한국어학과는 7년째 한국 작가를 초청해 낭독회를 갖고 있다. 한국 문화예술위원회에서 마련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스톡홀름에 온 작가들이 이곳에서 낭독회 등을 갖는다. 그동안 최정례 시인, 황선미 아동문학 작가 등이 참여했다.

유럽에서 한국문학을 알리는 데는 아동문학이 앞장서 있다. 호이슬러 교수는 “한국 아동문학에 스웨덴 사람들이 스스로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영국에 번역된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본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이 그를 아동문학축제에 초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세계 29개국에 수출됐다. 이번 예테보리도서전에도 뉴욕타임스 올해의 우수 그림책에 두 차례 선정되고 <강이> <파도야 놀자> 등을 펴낸 이수지 작가와 <10초> <플라스틱 섬>을 펴낸 이명애 작가가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이수지·이명애 작가는 각각 볼로냐국제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호이슬러 교수는 “동독에서 자랐고 구 소련 레닌그라드대학에서 신라 향가와 한시 등 한국 고전문학을 공부했다”며 “1982년 독일 통일 전이어서 남한으로는 갈 수 없었다. 북한에서 한국어와 역사·문화를 배웠다”고 말했다. 북한 문학에 대해선 “1950년대 북한 문학이 일정한 자유 속에서 창작과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60년대 주체사상 영향으로 획일화됐다가 80년대에 다시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문학의 강점에 대해 “내면을 다루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 시는 한국문학의 주요한 자산으로 유럽에 비해 시인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유력한 문예지 ‘10TAL’이 9월호 특집으로 한국문학을 수록하는 등 한국문학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10TAL’은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을 수상한 김혜순 시인을 비롯 김행숙·신용목·안상학·박준·김이듬 등의 시와 소설가 한강·김영하·배수아·김금희의 소설을 수록했다.

김사인 한국문학번역원장은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의 장 속에서 오늘날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이 지난 100년의 고통과 영광 속에서 생긴 활력과 역동성에 주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테보리 | 글·사진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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