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단독] 조국 장관 가족이 사모펀드에 14억 넣기도 전에 '정경심이 2차전지 업체에 투자키로 돼 있다' 메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국 게이트]

검찰, 운용사 임원이 쓴 메모 확보

"나와 아내는 펀드 투자처 몰랐다" 曺장관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

검찰이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씨가 2차전지 업체 쪽으로 투자하기로 돼 있다'는 취지의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메모가 작성된 시점은 조 장관 가족이 '조국 펀드'에 투자하기 전이어서 검찰은 이를 정씨가 처음부터 '조국 펀드'의 투자처를 알고 있었다는 유력한 단서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지금까지 "나와 아내는 펀드 투자처를 전혀 몰랐다"고 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검찰은 코링크PE에 대한 압수 수색에서 이 회사 임원이 쓴 메모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메모에는 코링크PE가 가로등 점멸기 생산 업체인 웰스씨앤티와 2차전지 업체인 IFM, WFM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과 함께 '정경심씨가 여기에 투자하기로 돼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 시점은 정씨 등이 2017년 '조국 펀드'에 투자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조 장관 일가(一家)가 펀드 투자를 하기도 전에 이미 투자 계획이 짜여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 메모 내용의 큰 틀은 현실화됐다. 정씨와 그의 가족은 이 '정경심 투자 메모'가 만들어진 직후인 2017년 7월 코링크PE가 운용하는 '블루코어밸류업 1호' 펀드(일명 조국 펀드)에 14억원을 넣었다.

이로부터 한 달 뒤 '조국 펀드'는 13억여원을 들여 웰스씨앤티를 인수했다. 이 돈은 인수 바로 다음 날 2차전지 업체인 IFM에 재투자됐다.

이후 이 돈은 다시 '조국 펀드' 운용사로 돌아가 2차전지 업체인 WFM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경심씨가 투자한 돈으로 웰스씨앤티·IFM·WFM 등에 투자한다'는 메모 취지대로 된 셈이다.

검찰은 코링크PE 대표 이상훈씨 등을 상대로 이 메모의 작성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이라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코링크PE 측에서 정씨와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이런 메모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메모를 정씨와 코링크PE 측이 '조국 펀드' 투자처와 관련해 사전 협의를 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주요 물증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분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씨는 펀드 투자와 운용을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공직자 배우자의 직접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정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임규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