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200만 모였다는 '조국 집회'… 지하철 下車 인원은 10만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축제 참가자·주민 포함된 숫자

당일 도로 통제돼 지하철이 사실상 유일한 접근 수단

대형버스 수십대 동원했다지만 추가 인원은 많아야 4000명선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이하 조국 집회) 당일 현장 지하철역에서 내린 시민이 약 10만명으로 집계됐다. 귀가하던 해당 지역 거주자까지 포함된 수치다. 여당 등은 '조국 집회에 20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현장 주변 도로가 통제돼 지하철은 집회장으로 가는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30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8일 오후 4~10시 서울 지하철 서초역(2호선)과 교대역(2·3호선)에서 내린 승객은 총 9만9008명으로 집계됐다. 조국 집회는 이날 오후 6시~9시 30분에 열렸다. 서울중앙지검 옆 도로에 설치된 집회 연단(演壇)과 거리는 서초역이 약 250m, 교대역은 약 750m다. 다른 지하철역은 직선거리로도 1㎞ 이상 떨어져 있다. 시위를 주최한 친문 단체와 여당이 주장하는 '200만명 이상'과는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두 역에서 내린 9만여 명이 모두 집회에 참가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지역 거주자가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지 않은 9월 다른 토요일(7·14·21일) 같은 시간대 두 역에서 하차한 평균 인원은 1만8000명이었다. 평소보다 더 내린 승객은 8만명 정도다. 더군다나 이날은 서초구청 주최로 21~28일 열린 '서리풀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폐막식이 있는 날이었다. 오후 7시부터 아이돌 공연과 전자음악(EDM) 페스티벌이 열려 서초역~서초3동 사거리 일대에 시민 수만 명이 몰렸다. 서리풀 축제에 가려면 서초역이나 남부터미널역(3호선)에서 내려야 했다.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집회 현장 주변에 닿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집회와 축제로 당시 서초역과 교대역 주변은 자동차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시내버스도 운행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전국 각지 시민이 45인승 대형 버스 수십 대를 타고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버스 대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버스 100대가 사람을 가득 실어 날랐다'고 가정해도 추가할 인원은 4500명 정도다. 지하철 운송 정보를 확인한 경찰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참가자가 10만명을 넘겼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 지지 집회 참석자 200만명'이라는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가짜 뉴스 전파에 앞장선 여권 인사들은 적반하장이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집회 참석자 수가 과장됐다'고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을 오히려 조롱했다. 29일 소셜미디어에 "부러워 죽겠는 것은 알겠는데 이러면 더 찌(지)질해 보인다"며 "다음 주는 더 많이 모일 텐데 어쩌나"라고 적었다. 이번 집회를 주최한 시사타파TV 이종원 대표는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10만명이 나올 수 있는 집회를 준비했는데 수십 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왔다"며 "스피커나 마이크 소리는 5만~10만명만 들을 수 있었고 나머지 100만명은 본인들끼리 그냥 집회하고 구호 외치고 그러다 갔다"고 자랑했다.



[표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