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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병값이 물값의 25%…'에코백에 빈병 가득' 독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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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빈병보증금반환제도16년째 맞아

    알루미늄캔에 맥주 상자까지 보증금 적용

    [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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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빈병을 반환하고 있다.© 서양덕 통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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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메나우=뉴스1) 서양덕 통신원 = 독일 일메나우에 사는 크리스티나씨 부부의 집에는 빈병을 모으는 큰 상자가 있다. 부부는 상자가 가득 차면 에코백에 빈병을 담거나 집에 있는 박스를 그대로 들고 대형마트로 출발한다.

    쇼핑을 시작하기 전 이들은 마트 입구에 있는 빈병회수 기계에 가져온 병을 차례로 넣고 빈병 보증금 반환 영수증을 받는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병당 0.08유로(100원)에서 0.25유로(300원)로 보증금이 책정돼있다. 1유로짜리 생수를 사려면 물 값의 25%를 병 보증금으로 추가 지불해 총 1.25유로를 내는 셈이다.

    박스에 가득 담긴 병을 모두 반환하면 2유로(2600원)에서 많게는 4유로(5200원)까지도 돌려받는다. 쇼핑을 마칠 때쯤 계산대에 빈병 반환 영수증을 내면 캐셔가 전체 금액에서 보증금 반환 영수증에 적힌 금액만큼을 차감한 후 비용을 청구한다.

    크리스티나 부부의 이런 모습은 독일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내가 음료수를 살 때 낸 용기(容器) 보증금을 돌려받는다'는 단순한 원리지만 빈병 회수율과 플라스틱 재활용률 제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빈병 보증금이 높기 때문에 본인이 마신 음료병을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집으로 가져가는 문화까지 형성되어 있다.

    독일에서 빈병보증금제도는 지난 2003년부터 시행됐다. 한국에서는 소주병이나 맥주병과 같은 유리병만 빈병으로 회수가 가능한 것과 달리 독일은 '판트'(pfand·보증금이라는 의미) 라벨이 붙은 플라스틱병, 유리병, 알루미늄캔까지 수거가 가능하다.

    음료 및 주류 회사들은 자사 제품 출고가와는 별도로 제품 용기의 일부를 '일회용병'(Einwegflaschen) 혹은 '재활용병'(Mehrwegflaschen)으로 구분하고 각각에 법으로 지정된 보증금을 더해 도·소매업자에게 제품을 판매한다.

    병 보증금은 그대로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청구되고 소비자가 제품 내용물을 소비한 후 손상이 없는 빈병을 회수기기에 넣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마트 직원들은 회수된 빈병을 일정한 절차에 따라 분류하고 제조사가 수거해 가는 방식으로 빈병이 순환한다.

    일회용병은 수거 후 세척해 다시 내용물을 넣어 판매할 수는 없지만 공정을 거쳐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반면 재활용병은 세척과 소독을 통해 최대 50회까지 사용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빈병보증금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25개국이다. 그 중에서도 독일은 제도가 가장 정착이 잘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일부 독일 환경단체들은 일회용병의 보증금을 더 높여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은 빈병회수비율이 높아 불법지역에 빈병 쓰레기를 투기하는 경우는 크게 줄었지만 그렇다고 일회용 용기 사용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독일 정부와 기업이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제도의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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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 종류에 따른 빈병보증금반환금© 서양덕 통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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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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