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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정경두 “SLBM 도발은 남북군사합의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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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위반 아니다” 기존 입장 반복

북 잇단 적대행위에 관대한 태도

“군이 북한 눈치보나” 지적 잇따라

중앙일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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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가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에 “합의 문구에는 정확하게 그런 표현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군 안팎의 지적과는 다른, 모호한 태도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도 “원래 9·19 군사합의를 한 것은 탄도미사일 발사 같은 것을 하지 않고,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그렇게 가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의 이런 발언은 기존 군 당국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국방부는 올해 5월 이후 10차례 북한 미사일 도발에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는 어긋나지만 위반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군사합의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조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가 적대행위인가’라는 질문에 “그러면 우리가 시험 개발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라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또 “도발이다 아니다 이분법이 아니라 어떤 군사적 상황·위협에도 대응하는 능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도발이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북한의 미사일이 남한 쪽으로 오면 그것은 확실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이 9·19 군사합의 위반 국면에서 북한에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의서 1조는 “남북은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내용의 정면 위반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군사합의 세부 내용만을 따질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군 당국의 이런 기조는 9·19 군사합의를 업적으로 평가하는 정부 입장과 무관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제71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었던 것,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었던 것, 모두 남북 군사합의를 이끌어내고 실천한 군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2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국과 미국을 위협하는 고강도 도발”이라며 “우리가 북한 눈치만 보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반복하는 사이 북한의 공격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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