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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총탄이 건드린 역린…홍콩 시위에 열차·은행·상점 모두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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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홍콩, 5일부터 '복면금지법' 시행…4~5일 도심 곳곳서 시위…14세 소년 다리에 실탄 맞고 병원 이송 등]

머니투데이

/사진=AFP



'복면금지법'이라는 홍콩 정부의 강수에 지난 주말간(4~5일) 홍콩 시위가 격화됐다. 지난 1일에 이어 또 다시 10대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고 하루 평균 500만명을 실어 나르던 열차 운행이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됐다.

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철로유한공사(MTR·Mass Transit Railway) 측은 전일까지 운행을 전면 중단했던 열차 일부에 대해 운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코즈웨이 베이, 몽콕, 어드미럴티 등 역은 시설 수리에 시간이 필요해 폐쇄 상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국제공항과 홍콩 도심을 잇는 고속철은 운행을 계속하되 공항역과 홍콩역을 제외한 곳에선 정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개월간 약 400회의 시위가 열렸고 이 때문에 경찰관 약 300여명을 포함해 1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복면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5일 0시 이후 홍콩에서 시위나 집회 참가자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면 최고 징역 1년이나 2만5000홍콩달러(약381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게 됐다.

홍콩 정부의 이같은 '강수'에 홍콩 시위대는 극렬 반발해 4일 늦은 오후부터 즉각적인 집회개최에 나섰으며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특히 이날 밤 오후 9시쯤 위안랑 근처에서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을 다리에 맞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 당국은 소년의 상태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면서도 더 이상의 상태 언급은 피했다고 로이터는 지난 5일 보도했다.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10대 청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것으로 보도된 것은 지난 1일 18세 고등학생이 가슴에 총을 맞은 뒤 두 번째다. 이 학생은 총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발동으로 시위 격화를 우려한 은행, 상점, 철로 운행사는 주말간 서비스를 중단했다.

MTR은 성명을 내고 "회사는 이런 상황 가운데 승객들에게 더이상 안전하고 믿을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는 것 외엔 선택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홍콩 도심의 교통 체증으로 인해 이날 미국 대학입시시험인 SAT 시작 시간이 약 3시간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시위대 표적이 된 중국계 은행의 지점들도 토요일 모두 문을 닫았다. 실제로 시위대가 일부 은행 유리창을 파손하거나 시설물을 훼손하는 장면들이 목격됐는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일 시내 3300여대 현금인출기(ATM) 중 10% 이상이 파손돼 제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다르면 JP모간체이스에 근무하는 중국인 은행원이 지난 4일, 홍콩에 위치한 은행 건물 앞에서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날 은행원은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외침을 받고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라고 말한 뒤 건물로 들어가려했으나 일부 시위대가 그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SCMP는 다만 "영상속에서 무엇이 (시위대와 은행원간) 논쟁을 촉발시켰는지 명확치 않다"고 전했다.

이날 복면착용을 금지한다는 법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로 나온 시위대가 있었던 데 비해 법안을 피하기 위해 손수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도 포착됐다.

이 법안은 공공 장소에서 어떠한 방식의 얼굴 가림도 금지하지만 한 30대 남성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무엇이 복면인지에 관한 정의가 명확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람 장관은 지난 5일, 사전 녹화된 영상 성명을 통해 "폭도들의 극단적 행동이 홍콩을 매우 '어두운 밤'으로 이끌었다"며 "오늘의 홍콩 사회를 반 마비상태로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걱정하고 두려워한다"며 "이 도시는 전례없는 폭력을 경험하고 있으며 정부는 폭력사태를 진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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