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에어비주얼이 공개한 세계 주요도시 대기오염 순위. 에어비주얼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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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호찌민시 등 베트남 대도시가 세계 주요도시 대기오염 순위에서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 같은 대기오염 정보를 제공한 업체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이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대기오염 조사분석 업체 에어비주얼(AirVisual)은 회사의 명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욕설과 협박성 메시지를 받았다며 “(베트남으로부터) 조직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공격’은 주로 페이스북과 해당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란을 통해 일어났다. 이는 사용자들의 앱 다운로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공간이다. 에어비주얼은 “현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베트남에서 사용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35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부 칵 응옥씨의 페이스북 글이 발단이 됐다. 그는 “에어비주얼이 자사가 제조한 공기청정기를 판매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관광산업에 해를 끼칠 것”이라며 “어플리케이션 리뷰란에 항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그 ‘요정’들은 공포를 팔고 있다. 사람들은 오염된 공기로 죽기 전에 공포에 시달리다 죽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900여건의 ‘좋아요’와 40여건의 ‘공유’를 기록하고 있다.
에어비주얼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의 발단이 된 부 칵 응옥씨의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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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에어비주얼은 지난달 27일 하노이의 대기오염 지수(AQI)를 254로 표시,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대기오염이 가장 심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베트남 환경당국도 시민들에게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가 하면, 지난 2일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도 당국에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동남아에서는 최근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정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내년 아세안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면서 수백 회의 국제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또 2021년 초에는 5년에 한번씩 치르는 선거(전당대회)도 앞두고 있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맞는 각종 국제행사를 통해 새로운 국가 이미지 연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대기오염 문제도 핵심 사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태국 방콕도 올해 예년 대비 대기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직접 나서서 강력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그는 “방콕과 그 주변 지역이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며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차량 운전자는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 정부는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저가형 공기 청정기 설치를 추진하는가 하면, 방콕 시내 주요 지점에 타워형 대형 공기 청정기 설치도 진행하고 있다.
방콕·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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