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I 개발자 대회에서 시연된 얼굴인식 프로그램. [로이터=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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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7일 화웨이(華爲)에 이어 중국기업 8곳을 추가로 제재리스트에 올렸다.
중국 신장(新疆) 지역 자치 정부 기관 20곳도 포함됐다. 인권 탄압과 관련이 있거나, 미국의 국가안보·외교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미국이나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 등을 구매할 수 없다. 해당 중국 기업으로선 막대한 타격이다. 미국은 왜 이들 기업을 ‘콕’ 집어 제재에 나선 걸까. 특이한 건 8개 기업 중 절반이 AI(인공지능) 관련 기업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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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중 4개가 중국의 대표적 AI(인공지능) 기업
중국 대표 AI 기업 상탕커지(商湯科技ㆍSense Time) 홈페이지. 상탕은 최근 개장한 중국 다싱국제공항의 승객 보안 검사 시스템을 총괄했다. [상탕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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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탕커지(商湯科技ㆍSense Time)는 중국 AI 업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상장사지만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기업 가치가 70억 달러(8조3650억)를 넘을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상탕은 구글 알파고보다 먼저 인간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AI 기술을 보유한 업체이기도 하다. 상탕의 모태가 된 홍콩중문대 멀티미디어랩은 2014년 딥러닝에 기반한 독자 개발 알고리즘으로 안면인식 정확도 98.52%를 기록, 인간의 식별률 97.53%를 제쳤다.
중국 당국은 이를 범죄 수사에 활용하고 있는데, 충칭(重慶)시 공안국은 40일 만에 69명의 범죄 용의자를 찾아내고 14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상탕은 중국 최대규모의 다싱(大興)국제공항에서 58가지 지능형 승객 보안검사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다.
쾅시(曠視ㆍMegvii Technology Limited)는 이미지 인식과 딥 러닝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AI 회사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프레임을 바탕으로 정확도 높은 얼굴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타사 인증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쾅시가 납품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커다순페이(科大訊飛ㆍiflytek)은 음성 인식 분야 AI 기업으로 중국 스마트폰 대부분이 커다순페이의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중국에선 미국판 ‘시리’로 불린다. 미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커다순페이를 세계 혁신 기업 중 6위(텐센트 8위)로 꼽았다. 이투커지(依圖科技ㆍYitu Technology) 역시 이미지 인식 기반 AI 기업이다. 최근 미국과 공동으로 아이의 질병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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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의 감시카메라 기업도 제재
중국 최대 CCTV 제조업체 하이캉웨이가 만든 감시 카메라가 도심 전역에 설치돼 있다. [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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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 기업 중 2곳은 감시 카메라 관련 업체다.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ㆍHikvision Digital Technology )는 중국 최대 CCTV 개발업체로 전국 각지에 CCTV를 설치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2010년 36억위안(약 6032억원)에서 2018년 500억위안(약 8조3805억원)으로 14배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다. 중국 2위 감시카메라 업체인 다화과기(大華科技ㆍDahua Technology Co.)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나머지 두 업체는 컴퓨터 법의학 제품 전문 업체인 메이야보커(美亞柏科ㆍMeiya Pico Information Co)와 CCTV에 사용되는 LED 생산업체인 이신커지(易申科技ㆍYixin Science and Technolog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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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선정한 AI 혁신기업 5곳...제재대상 전락
지난 5월 중국 푸저우 디지털 차이나 박람회. 관람하러 온 시민들의 신원이 인식되고 있다. [로이터=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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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17년 7월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2020년까지 AI 전체 기술ㆍ응용 수준을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미국을 넘어 세계 AI 혁신의 중심 국가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AI 개방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선정한 15개 기업에 상탕커지와 쾅스커지, 이투커지, 커다순페이, 하이캉웨이스 등 5개 기업이 모두 포함됐다.
중국의 AI 성장 동력 기업들이 줄줄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 “미국이 세계 AI 시장을 주도하려는 중국의 야망을 막아섰다”며 “중국의 기술 우세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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