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이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11일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 모임인 한미클럽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이자 한미연합사사령관을 역임한 버웰 벨 예비역 장군이 이달 초 보내온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벨 전 사령관은 재임 시절 한국 정부의 전작권 전환을 지지했지만, 2013년 북한의 핵무기 개발 양상을 검토한 뒤 전작권 전환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개인적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벨 전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 공격) 억지 노력과 관련해 지휘권을 미국 지휘권하의 연합군에서 한국군이 지휘하는 새로운 사령부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면에서 나와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주권국으로서의 희망을 지지했다”면서 “2013년 북한 핵무기와 운반 체계 프로그램의 공세적 개발 양상을 검토한 뒤, 한·미양국이 오랫동안 의존해온 재래식 억지 모델이 위기에 처했다는 개인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언급했다.

한·미 양국이 군사 지휘 통제 관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2006년 북한은 핵 장치 실험을 시작했고, 2013년엔 핵무기를 보유하고, 다양한 운반 체계를 갖추게 됐다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벨 전 사령관은 “유감스럽게도 북한과의 전쟁은 재래식과 핵이 동시에 동원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지금까지 알려져 온 개념의 전작권 전환이 한반도에서의 전투 관점에서 볼 때는 더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게 현 시점에서 내린 내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양국 중 미국만이 북한의 핵 위협 능력에 대응할 수 있는 핵무기와 핵무기 운반 체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직 미국 군사 지휘부만이 전시 작전 시나리오에 대한 준비와 시행을 위해 핵 역량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벨 전 사령관은 2013년에도 전작권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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