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절개·일체형 임플란트
잇몸·잇몸뼈 최대한 살려
감염 등 합병증 걱정 줄여
2개월 뒤엔 씹을 수 있어
두레치과 황선범 원장이 60대 환자의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를 시술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8일 오후 4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두레치과의 치료실에 60대 여성 이모씨가 상악 우측 작은 어금니 부위의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위해 들어왔다. 부분 마취를 한 이씨는 발치를 한 뒤 임플란트를 식립할 부위에 뼈를 보충했다. 그런 다음 잇몸뼈에 3.8㎜의 구멍을 내 4.5㎜의 임플란트를 심었다. 발치에서 임플란트 식립까지 걸린 시간은 5분여 남짓. 두레치과 황선범 원장은 “이씨의 경우 2개월 정도 후면 임플란트를 식립한 부위로 음식을 씹을 수 있다”며 “기존에는 발치 후 아물기를 기다린 뒤 다시 잇몸을 절개하는 등 수술 과정이 복잡했지만 무절개·일체형 임플란트는 시술 과정이 간단해 전체 치료 기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단축하고 통증·합병증 부담도 적다”고 말했다.
이씨가 받은 무절개 임플란트 시술은 잇몸을 최대한 살리면서 임플란트를 심는 진보한 치료법이다. 기존의 절개식 수술법은 1차 수술에서 잇몸을 절개해 잇몸과 잇몸뼈를 박리한 다음 잇몸뼈를 뚫어 치아 뿌리 형태의 임플란트를 식립한다. 그런 뒤 절개한 잇몸을 봉합한다. 임플란트가 잘 자리 잡은 뒤 진행하는 2차 수술에서는 다시 잇몸을 열어 인공 치근과 인공 치아를 연결하는 지주대를 심고 치아머리에 해당하는 보철물을 씌운다. 황 원장은 “잇몸 절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위의 잇몸뼈가 주저앉는(퇴축) 현상이 잘 생긴다”며 “환자는 출혈·통증·부기에 시달리고 잇몸이 아무는 시간도 필요해 전체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모든 과정을 한 번 수술로 간단히
무절개 임플란트 시술은 잇몸 절개 없이 바로 잇몸뼈에 구멍을 뚫어 임플란트를 심는 게 핵심이다. 2차 수술이 필요 없다. 잇몸뼈에 뚫는 구멍 크기도 최소화해 환자 본인의 뼈를 보존하는 양이 많다. 일반적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할 땐 잇몸을 절개한 뒤 임플란트 크기와 비슷한 정도로 잇몸뼈를 갈아 구멍을 뚫는다. 예컨대 5㎜짜리 임플란트를 심을 땐 4.8㎜ 정도로 잇몸뼈를 절개해 임플란트를 심는다. 하지만 무절개 임플란트 시술은 3.8㎜ 정도만 뚫어 임플란트를 심는다. 잇몸뼈가 좁아 시술이 어렵던 환자도 임플란트를 시술받을 수 있게 됐다. 황 원장은 “잇몸뼈는 구조가 작고 세밀하므로 1㎜의 차이더라도 합병증 유무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뼈를 많이 갈아낼수록 출혈이 많아지고 회복되는 기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상처가 작으면 출혈이 거의 없고 통증·부기도 적다.
앞서 이씨는 발치와 동시에 임플란트를 심었다. 황 원장은 “발치한 후 1~2개월 아물기를 기다리면 발치된 자리는 아무 기능을 하지 않아 뼈 흡수가 빠르게 진행된다”며 “뼈의 폭이 좁아져 임플란트를 심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발치한 자리에 바로 임플란트를 심으면 임플란트가 주변 뼈와 더 잘 융합해 빨리 자리 잡는다. 수술을 재차 하지 않아 치과 방문 횟수가 줄고, 회복이 빠르다.
결합 부위 없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무절개 임플란트의 또 다른 특징은 ‘임플란트-지주대-보철물’로 이뤄진 3단계가 아닌 일체형 임플란트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3단계형은 결합 부위 나사가 빠진다거나 보철 부분이 돌아가는 등의 문제점이 종종 발생한다. 황 원장은 “일체형은 3단계형과 달리 결합 부위가 없어 세균이 낄 여지도 줄어들었다”며 “일체형 양옆에는 날개 형태의 구조물이 있어 잇몸뼈와 닿는 표면적이 넓어져 잇몸뼈에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고 말했다.
무절개 임플란트는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할 수 있다. 황 원장은 “만성질환자는 질환 자체보다 잇몸 절개 때문에 생긴 출혈로 인한 상처와 합병증 때문에 시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혈당과 혈압 조절을 잘하면 무절개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무절개 임플란트의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 건 의료진의 술기다. 잇몸을 절개해 눈으로 직접 보는 과정 없이 디지털 스캐너 같은 영상 촬영 결과에 따라 임플란트 식립 위치를 의료진이 판단한다. 황 원장은 “시술 시간이 5~10분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기술이 집약돼 있는 만큼 까다로운 술기가 요구된다”며 “임플란트 시술 후 관리도 중요하므로 상담과 사후 관리가 편한 가까운 치과에서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