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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국사 정답 오류" 내달 서울시 9급 추가합격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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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the L]행안부 "법률 자문 등 이르면 이달 내 방침 정해 공지", 서울시 "당락 영향권은 12명 정도"

머니투데이


지난 2017년 치러진 서울특별시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시험 한국사 과목의 점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뒤늦게 추가 합격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수험생 임모씨가 서울특별시 제1인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시가 상고를 최종 포기하면서 이 판결은 확정됐다.

임씨는 지난 2017년 12월 서울시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다. 해당 시험의 합격선은 합계 336.67점이었으나 임씨는 334.53점을 받아 2.14점 차이로 불합격 처리됐다. 문제 하나당 5점이 배점된 이 시험에서 한 문제로 당락이 결정된 것이다.

그러자 임씨는 "서울시 측이 낸 한국사 시험 문제 중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잘못된 문제가 있다"면서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임씨가 문제삼은 문항은 고구려에 대한 설명이 아닌 것을 고르는 한국사 5번이었다. 서울시가 해당 문제의 정답으로 제시한 것은 보기 1번('전쟁에 나갈 때 우제점을 쳐서 승패를 예측했다'는 내용)이었다.

임씨는 6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국사 국정교과서에 '부여의 풍속에는 소를 죽여 그 굽으로 길흉을 보는 점복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고구려에서도 부여와 같은 점복의 풍습이 있었다'고 기재된 점 등을 근거로 보기 1번도 정답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임씨 손을 들어줬다. 고구려에도 부여와 같은 점복의 풍습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충분하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료인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서 전쟁에 나갈 때 우제점을 쳐서 승패를 예측했다는 내용이 부여에 대한 설명으로 기재돼 있다"며 "현재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그와 같은 취지의 설명이 있지만 부여에 우제점의 풍습이 있다고 해서 고구려나 그밖에 다른 주변 국가에 그러한 풍습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올바른 추론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문제가 '정답 없음'으로 처리된다면 서울시로서는 임씨 점수를 비롯해 수험생들의 한국사 점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한국사 점수가 다시 산정된다면 (이 문제에 대해 오답처리 받은) 임씨가 합격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하지만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고구려에 우제점 풍습이 있었다는 학설과 그런 풍습이 없었다는 학설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고, 단지 우제점 풍습이 존재했다는 문헌이 존재하나 그 사료적 가치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통설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결국 고구려에 우제점 풍습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통설에 따른 객관적인 역사적 진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현행 검인정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 고구려의 우제점 풍습에 관한 내용이 삭제된 경위 등 최근 학계의 논의가 소개돼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수험생이 삼국지 위서 동이전 등 문헌의 사료적 가치를 나름대로 판단한 후 1번 보기를 답으로 선택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따라서 재판부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의 서술이나 기존의 다른 공무원 시험 문제, 수험서는 정답을 가려내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임씨의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지방직 공무원 인사제도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지방인사제도과의 한 담당자는 "소송을 통해 정답 정정이 확정된 전례가 없어서 현재 법률 자문을 받는 등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르면 이번 달 안에 방침을 정해서 공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선까지 구제를 할 지, 어떤 식으로 방안을 마련할지에 대해 다각도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필기 이후에 면접 전형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당락 인원을 예측하거나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측도 "행안부에서 결정을 하고 지시가 내려오면 그 기준에 따라 추가 합격자를 결정하고 면접을 시행하는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서울시 수험생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당락이 뒤바뀔 수 있는 인원은 대략 12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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