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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민주당, 한국당 턱밑 추격(0.9%포인트) 허용…“아뿔사, 조국 리스크”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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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선 한국당 33.8%로 민주당(32.5%) 첫 추월

-내년 총선 가시밭길 예고…여당 일부 불안감 확산

-“어디까지나 여론조사” vs “내년 총선 벌써 걱정돼”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조국발(發) 국민간 세력 대결 심화로 인한 집권여당의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절반 이상 남았지만 ‘조국 공방’이 계속되면서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지지도는 한때 40%선이 위협을 받으면서 전통적으로 마지노선을 여겨지는 40% 밑으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굳건했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35.3%)도 하락세다. 자유한국당에 턱밑까지의 추격(34.4%)을 허용했으며, 중도층에선 한국당에 아예 역전을 당했다. 이 상태로 선거가 진행된다면 현상유지는 고사하고 쓰디쓴 패배를 기록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여당 내에선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우려했던 조국 리스크가 본격화 된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동안 억눌려있던 경제, 외교, 인사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 성과 부진에 대한 불만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없이는 한동안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와 여당에 ‘응원가’였던 여론조사가 더 이상 응원가가 아닌 ‘투쟁가’로 변한 시점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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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10월 2째주 여론조사 결과(응답자 2502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는 청와대와 집권 여당에게 경종을 울렸을 법 해 보인다.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2년 여만에 최대치였던 55%를 넘었고 긍정평가는 40%선을 턱걸이한 40%대 초반을 기록했다. 한때 더블 스코어까지 벌어졌던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차이도 0.9%포인트로, 박빙의 접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추이다. 지난 한주 동안 한글날인 9일을 제외하고 매일 실시된 여론조사 일간 집계에서 42.2%로 시작했던 대통령 지지율은 금요일에는 40.4%까지 내려왔다. 민주당 지지율 역시 같은 기간 37.5%에서 33.0%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심지어 지난 금요일에는 한국당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후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이대로라면, 시간은 결코 대통령과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의미”라고 했다.

지역별, 연령별 분석에서도 청와대와 여당에 보내는 경고음은 심각한 수준이다. 내년 총선 승패의 열쇠를 쥔 서울에서 한국당은 33.8%로 처음으로 민주당(32.5%)을 앞섰다. 민주당은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55.9%)과 수도권인 경기(40.3%)에서만 한국당에 앞섰을 뿐,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지지율이 밀렸다. 지난 총선, 그리고 창원 재보궐 선거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여론조사와 실제 야권의 득표율 차이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가시밭길을 예고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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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지율의 급변 양상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도화선이 됐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왔다”며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41%까지 떨어진 것은 지금의 성난 민심, 즉 조국 사태로 인해 불거진 민심 이반 현상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 수치 역시 조국발 집권여당의 3중고를 뒷받침한다. 지난 11일 리얼미터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55.9%)이 ‘장관직을 유지해야 한다’(40.5%)를 15.4%포인트 앞섰다(응답자 505명,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공교롭게도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긍정평가 비율과 비슷한 모양새다.

일단 민주당은 지지율 변화에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지도부 의원은 “지지율은 항상 변하는 것이고 일희일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두달 동안 검찰이 검증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언론과 함께 몰아친게 이정도라면 국민의 판단은 현명한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이런 사실을 (시간이 지나) 알게 된다면 반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말한 여당 내 동요와 관련해서는 “전체 목소리는 아니다”며 “뜻을 하나로 모아 대처하고 극복해 가야 할 때이기에, 개별적인 (불만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른 의원은 “민심이 그러하다는 것에 대해 잘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국의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은데, 딱히 다른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조국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당내에 확산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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