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한다. 사실상 단독 후보인 토스가 상반기 인가 탈락의 아픔을 딛고 당국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주요 후보로 거론됐던 키움증권, 신한금융 등이 불참하면서 당국이 심혈을 기울였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 흥행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마감 결과 토스뱅크, 소소스마트뱅크, 파밀리아스마트뱅크 등 3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소소스마트뱅크는 지역별 소상공인연합회 및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소액주주로 참여했고, 파밀리아스마트뱅크는 개인주주 5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취득할 만한 자본 안정성이나 혁신적 사업계획을 갖췄는지가 의문시되는 상황이라, 사실상 유력 후보는 토스뱅크 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날 오전 비바리퍼블리카는 가칭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스가 지분 34%를 확보해 최대주주 역할을 하고, KEB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각각 10%의 지분율로 2대 주주로 참여한다. SC제일은행(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과 더불어 토스 투자자인 외국계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도 주주로 참여한다.
[저작권 한국일보]수정‘토스뱅크 컨소시엄’ 주주 구성-박구원기자/2019-10-16(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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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예비인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토스는 자사 지분율을 60.8%에서 34%로 낮추는 대신 하나은행과 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2곳을 주요 주주로 끌여들여 자본력과 안정성을 대폭 강화했다. 탈락 당시 최대주주인 토스의 지분이 상당히 높았던 데다가 파트너였던 외국계 VC에 대해 ‘언제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국으로부터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 능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전 컨소시엄에 없던 시중은행 참여로 토스뱅크는 은행 운영 전문성과 리스크관리 역량도 확보했다는 평이다.
토스뱅크는 다양한 연계 사업이 가능하도록 주주 구성도 다변화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금융업 운영 경험과 웰컴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역량을 활용한 사업이 가능하고,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와 연계한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대상 금융서비스, 이랜드월드의 광범위한 리테일 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계 사업도 기대된다. 이는 ‘소외계층에게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중신용 개인고객과 소상공인 고객을 집중 유치하겠다는 기본 계획과도 상통한다.
토스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토스가 국내 핀테크 산업을 본격적으로 열었다면,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의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으로 선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예비인가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치명적 약점이었던 자본력과 안정성을 보강한 데다 당국 입장에서도 상반기 한 차례 불발된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에서 성과를 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기도 하다”며 “토스가 당국의 숙제를 어느 정도 해낸 걸로 볼 수 있고 당국의 사전 컨설팅도 받은 만큼 예비인가를 안 해줄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요 후보로 거론돼 온 키움증권은 재도전에 나서지 않았다. 키움 측은 “이번 결정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기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하나은행 등의 이탈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상반기에 하나은행, SK텔레콤, 11번가 등과 함께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결과적으로는 하나은행의 ‘선택’이 토스ㆍ키움 컨소시엄의 희비를 갈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키움에서 토스로 옮겨갔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사안을 보고 다시 판단한 것”이라며 “1,000만 회원을 보유한 토스의 제휴 채널로서 매력과 디지털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며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안 후보로 관심을 모았던 신한금융도 인가 신청을 포기했다. 신한금융은 쇼핑 여행 숙박 등 일상 속에 녹아드는 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손잡기를 원했지만 적당한 파트너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대형 후보가 불참하면서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의 흥행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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