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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스위스서 5G 로밍, 속터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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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스위스콤 첫 5G 로밍 제휴

‘베틀 게임’ 다운로드 해보니

LTE폰 4분 걸리는데 5G폰 2분

“내년까지 20개국과 로밍 제휴”

중앙일보

스위스 취리히 풀스5 광장에서 측정한 다운로드 속도 차이. 5G 로밍(왼쪽)을 통해 2GB에 달하는 게임 다운로드 속도가 LTE 대비 약 2배 정도 빨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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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서부에 위치한 ‘풀스5’ 앞 광장. 풀스5는 제철 회사의 주물 공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 문화 시설이다. 기자는 이곳에서 5세대(5G) 스마트폰 단말과 LTE(4G) 단말로 2GB 용량의 ‘베틀 그라운드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봤다. 영화 한 편 용량의 게임을 5G 폰은 약 2분 만에 다운로드했다. 4G 폰은 4분이 지나서야 다운로드가 끝났다.

음성 통화에서도 속도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5G 단말로는 ‘바로 로밍’ 전화를, LTE 단말로는 일반 전화를 걸어봤다. LTE 일반 전화의 경우 수신이 늦을 뿐 아니라 상대방의 음성이 도달하는 데까지 약간의 시차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LTE 폰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5G폰에서 나오는 목소리의 메아리처럼 들렸다.

스위스 현지에서 이런 체험이 가능해진 이유는 SK텔레콤과 스위스콤 간의 로밍 제휴 덕분이다. SK텔레콤은 스위스 최대 이동통신사인 스위스콤과 손잡고 지난 7월부터 세계 첫 5G 로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5G 로밍 서비스 국가가 늘어나면, 이들 국가에서도 로밍으로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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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윈가이어 스위스콤 로밍사업대표가 15일 세계 첫 5G 로밍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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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자체 측정 결과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로밍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7월 기준, 5G의 데이터 다운로드 평균 속도는 300Mbps로 LTE보다 약 4배 빨랐다. 이는 2GB 영화 한 편을 약 1분 만에 다운받을 수 있는 속도다. 현지에서 직접 속도를 측정해 본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LTE의 다운로드 속도는 110~205Mbps 정도 수준으로 측정된 데 비해, 5G의 다운로드 속도는 471~624Mbps 수준인 것으로 측정됐다. 약 3~4배 정도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남호 SK텔레콤 로밍사업팀장은 스위스콤 취리히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에서도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나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등을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의 크리에이터가 해외에서 직접 영상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스위스와 첫 손을 잡은 이유는 스위스가 유럽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할 정도로 통신 인프라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한국과 같은 주파수 대역(3.5GHz)에서 국내와 비슷한 시기(4월 15일)에 5G를 상용화했다. 전국 LTE 커버리지(서비스 범위)가 99%로 넓고, 통신 가입자 수(1123만명)도 전체 인구를 넘어설 정도(132%)로 많다.

SK텔레콤은 스위스를 포함 연내 4개 국가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20개국 이상으로 로밍 서비스 국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내년을 ‘5G SA(스탠드얼론·Stand Alone) 로밍 개발 원년’으로 선포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스탠드얼론이란 일부 구간을 LTE망에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과는 달리 전체 통신 과정이 5G 망에서 이뤄져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남은 과제는 요금제 출시다. 김남호 팀장은 “LTE보다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 합리적인 5G 로밍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거쳐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바로 로밍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리히=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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