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보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법무부는 여자친구 살해 혐의를 받는 홍콩인 찬퉁카이(陳同佳)가 이달 말 석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자 홍콩 당국에 살인죄로 기소하는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해달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찬 씨의 범죄가 세계 각국에서 반인권적 범죄로 처벌하는 중대 형사사건이라며 홍콩의 검찰과 경찰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회적 정의의 실현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용의자 찬 씨가 홍콩에서 사전에 범죄를 모의했는지 등 대만 당국에 제공하지 않은 홍콩 내 증거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찬 씨는 지난 2018년 2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여자 친구 판샤오잉(潘曉穎)과 함께 대만에 여행 왔다가 판 씨가 전(前)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리자 격분해 숙소에서 그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을 넣은 여행용 가방을 가지고 숙소를 떠나는 찬퉁카이 |
또 찬 씨는 분홍색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넣어 대만의 한 지하철역 부근에 버리고 홍콩으로 도망친 혐의도 받고 있다.
판 씨 부모는 딸과 연락이 두절되자 대만 경찰에 딸의 실종을 신고했다.
찬 씨는 홍콩에서 판 씨의 현금카드를 불법 사용한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던 중 그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자백했다.
하지만 홍콩은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영외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못한다.
홍콩 경찰은 찬 씨를 여자친구의 돈을 훔친 절도와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법원은 그에게 2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만 당국은 2차례에 걸쳐 찬 씨의 대만 송환을 요청했지만,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시위로 이어졌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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