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통신] 이젠 고음질이다…AI·5G 기술로 `귀호강` 경쟁하는 음원시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벅스 슈퍼사운드코리아(BSK)에서 고음질 음원 체험을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제공 = NH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면서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대용랑 데이터 전송 시대를 맞아 고화질 동영상 시대가 오는 것처럼 음원 시장에도 고음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음악을 들을 때 많이 사용했던 'MP3' 파일 대신 최근에는 무손실 음원인 플락(FLAC·Free Lossless Audio Codec)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음질 음원과 음향기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고음질 전문 오디오 쇼를 개최하는 등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벅스는 2009년 '플락' 원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며 음질 경쟁력 강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2015년 2월부터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도 음악을 고음질로 들을 수 있는 '16비트(bit) 플락 스트리밍'을 선보였다. 현재 플락 음원 1000만곡을 보유하고 있다. 24비트 플락 음원 대상으로 편리하게 음질을 가늠할 수 있는 '플락 스펙트로그램 미리보기' 기능도 제공한다. 스펙트로그램은 음원 파일을 분석해 시각화한 그래프 이미지로, 음원 품질을 판단할 때 주로 쓰인다. 이용자가 다운로드 구매 전 이를 미리 보면, 해당 음질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 지난 10여 년간 고음질 사업에 집중하면서 음악 감상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도입했다. 2017년 6월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한 음원 검증 기술 '소나(SONAR)'를 직접 개발했다. 이는 고음질 음원을 믿고 들을 수 있도록 사전에 음원 품질을 선별하는 기술로, 음원 손실·압축 등을 분석해 '가짜 고음질 음원'을 걸러낸다. 디지털 노이즈를 줄여 깨끗한 소리를 전하는 '래드손(RADSONE)'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매일경제

지니뮤직 플락 24비트 스트리밍 청음회 [사진 제공 = K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니뮤직은 모회사 KT의 5G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고음질 음원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니뮤직의 강점은 고용량인 24비트 플락 스트리밍 서비스다. 플락은 16비트와 24비트로 나뉘는데, 24비트는 데이터 소진이 많아 다른 업체들은 다운로드 서비스만 제공했다. 지니뮤직은 4월부터 24비트 플락 음원을 모아 제공하는 '5G 프리미어관'을 시작했다.

멜론도 2013년 6월 웹과 모바일로 고음질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원음 전용관'을 선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고음질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017년 이를 '멜론 하이파이(Hi-Fi)'로 개편했다. 이곳에서는 전용 차트, 플락 최신 앨범, 아티스트 및 장르별 명반 추천 등 고음질 전용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데이터 사용량을 절약하면서도 스트리밍 환경에서 고음질 청취가 가능한 서비스를 추가했다. 현재 1000만곡 넘는 고음질 음악을 제공하며, PC·모바일 앱·인공지능(AI) 스피커 등 다양한 환경에서 고음질 음원을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커뮤니티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고음질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오프라인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벅스는 2017년부터 매년 고음질 대중화를 목표로 한 고음질 오디오 쇼 '벅스 슈퍼사운드 코리아(BSK)'를 주최하고 있다.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고음질을 쉽게 체험하도록 고음질 음원·프리미엄 오디오·헤드파이 시스템·음향 관련 세미나를 한곳에서 제공한다. 작년 행사에는 이틀간 관람객 약 9000명을 유치했으며, 올해는 26~27일 서울 코엑스에서 3회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음악 플랫폼 기업들은 5G 통신망, 감상 장비 등 인프라가 개선되고 소비자들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고음질 음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서비스들이 제공하는 고음질 음원 수가 증가한 점도 '타이달' 등 해외 서비스를 통해 감상하던 고음질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벅스 관계자는 "이전에는 고음질 음악을 감상하려면 수백만 원짜리 장비를 사야 했으나 요즘에는 수십만 원 수준이면 고음질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장비도 나온다"며 "점차 일반 이용자도 고음질 음원에 관심을 보이고, 음원 업체들이 저마다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고음질 시장 발전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전망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기존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에서 끊김이 발생 수 있어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24비트 고음질 음원을 제공하지 않았지만 5G 서비스하에서는 끊김 없이 재생할 수 있다"며 "이처럼 통신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고음질 감상을 위한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