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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돼기고기값 오르자… 개·토끼 먹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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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 일부 지역 1년 만에 돼지고기값 두 배로 뛰어]

머니투데이

【룽창=신화/뉴시스】'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을 강타한 가운데 지난 3월 22일 중국 충칭 룽창의 돼지 사육장에서 한 여성이 돼지를 돌보고 있다. 20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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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중국의 돼지고기값이 폭등한 가운데 일부 시골지역에서 개와 토끼고기가 식탁에 오르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육류인 돼지고기의 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지방에서 개와 토끼를 포함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시성의 시골마을인 완안의 작은 식당은 손님들이 선택한 채소나 고기, 생선 등을 주문한 대로 요리해주는데, 최근 치솟은 가격 때문에 돼지고기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현지인들은 최근까지 매력을 잃었던 음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 식당에서 웨이터는 "고기를 먹고 싶다면 개고기를 선택하는 게 어때"라고 추천을 한다.

개고기에 대한 관심은 ASF의 발병으로 돼지고기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중 하나다. 중국은 전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나라다.

돼지고기 값이 치솟으면서 저소득층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완안의 슈퍼마켓에서 돼지 살코기 1kg의 가격은 72위안(약 10달러), 돼지갈비는 74위안 정도다. 이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며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만큼 비싼 수준이다. 이 슈퍼마켓은 토끼고기를 과거보다 10위안 이상 저렴한 43.6위안에 팔고 있다. 완안지역의 평균 월급은 2500위안으로 중국 대도시의 25~30%가량 적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돼지고기 값 상승이 더 견디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의 돼지고기 위기가 곧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9월 전국 돼지고기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69% 급등해 소비자물가지수가 2019년 중국의 물가상승 허용치인 3%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돼지의 재고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ASF의 영향에서 회복하는데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도살처분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전세계 돼지의 절반을 차지하던 개체수는 9월말 현재 41.1%로 감소했다.

중국 정부는 공급확대를 위해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한편 농민들의 생산확대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은 올 들어 9월까지 132만t으로 43.6% 증가했다.

SCMP는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는 너무 커서 세계적인 공급조차 그 공백을 메울 수 없다"며 "완안지역 같은 주민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이 고기를 사치로 취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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