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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액상형 전자담배' 폐손상 78% '대마성분'…니코틴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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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심 환자는 입원 2~3달 전부터 사용

캐나다서도 의심사례…인도 등도 판매금지

뉴시스

【뉴욕= AP/뉴시스】 올 9월 16일 뉴욕의 판매점에 전시된 흡입식 액상 전자담배 상품들. 미국의 대형유통회사들은 사망과 발병이 잇따라 발생한 이 제품들에 대한 당국의 규제강화 움직임에 대비해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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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하고 성분 공개 등 후속대책을 마련키로 하면서 인체유해성과의 인과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유해성분 분석을 거쳐 내년 상반기 인체유해성 연구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폐손상 환자들을 보면 대마에서 나온 성분과 니코틴 함유 제품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환자 78% 'THC' 성분…국내선 '쥴·릴베이퍼' 사용

2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미국에선 지난 15일 기준 중증 폐손상자 1479명, 사망 33명 등이 발생한 것으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고됐다.

미국 폐손상 및 사망 사례를 보면 중증폐손상자의 79%가 35세 미만(18세 이하 15%)이었다. 연령대는 13세에서 75세로 다양했는데 중앙값은 23세로 주로 젊은 층에서 위해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모든 환자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력을 밝혔으며 감염이 아닌 화학물질 노출에 의한 폐손상으로 추정된다.

환자의 78%는 대마 유래 성분인 'THC'가 함유된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했다. THC는 대마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으로 THC 함유 액상에서 상당량의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니코틴만 함유된 제품을 사용했다가 폐손상이 발생한 환자도 10%를 차지했다.

현재로선 'THC'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등이 유해성분으로 지목되는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다음달까지 이를 포함한 7개 유해성분을 분석하기로 했다. 나아가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수입업자에게는 'THC'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 등 구성성분 정보를 제출하도록 관계법(제품안전기본법 및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요청한다.

국내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따른 폐손상 의심사례가 보고된 건 이달 2일이다.

해당 환자는 지난달 28일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으로 입원한 30세 남성인데 치료 후 증상이 호전돼 이달 4일 퇴원했다. 이 남성은 하루 5개비에서 1갑 정도 일반 담배를 피웠으며 액상형 전자담배는 발병 2~3개월 전 국내에서 판매되는 쥴, 릴베이퍼를 사용했다. 정부 자제 권고 이후 입원 5일 전부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멈췄다.

전문가들은 90일 이내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력, 호흡기 증상 및 엑스레이(x-ray)상 이상 소견, 감염 관련 검사상 모두 음성, 심장·류마티스·암 등 다른 질환 배제 등을 근거로 해당 남성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폐손상 의심 사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의 관련성은 추가 사례 수집을 통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보건 당국 입장이다.

◇미국 사용 자제 권고…캐나다에서도 중증폐손상 발생

미국 CDC는 원인물질 및 인과관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지난달 6일 권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청소년층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급증에 따른 대책으로 사전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가향(담배향 제외)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일부 주정부에서는 일정 기간 긴급 판매금지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매사추세츠에선 모든 액상형 전자담배 4개월간 판매를 금지하기로 발표했으며 워싱턴, 로드아일랜드 등에선 4개월간 담배향을 제외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난달 20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의심사례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여기에 23일에는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고 유해성분 공개 의무화와 유해성분 및 인체유해성 검토, 불법판매 단속 강화 등을 담은 2차 대책을 발표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따른 폐손상과 사용 자제 및 금지 조치 등은 비단 미국과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캐나다에서도 이달 17일 기준 중증 폐손상자가 5명 발생했으며 이달 11일 부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각각 지난달 13일과 30일 권고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 가향 전자담배 액상 판매를 금지했고, 말레이시아는 이달 14일 전자담배 판매 금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인도는 지난달 18일부터 전자담배 생산·수입·판매·보관 등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또한 인터넷에서 쥴 판매를 지난달 13일부터 중단했으며 보건당국자는 향후 전자담배 규제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량 급증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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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9월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11개 회사 36개 품목이며 모두 수입품이다. 담배로 관리되지 않는 줄기·뿌리 니코틴 등 담배 유사제품도 약 70개가 팔리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올해 8월 기준 1437만3053㎖로 3년 전인 2016년(60만5335㎖)보다 23.7배나 급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올해 75억4600만원이 반출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니코틴액 수입량은 올해 8월 6만1694ℓ로 지난해 2만1890ℓ 대비 2.8배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및 시장조사기업(유로모니터)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특히 폐쇄형 액상형 전자담배의 비중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5년 4.2%에서 2016년 2.3%로 감소했으나 2017년에는 2.7%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2017년엔 남성(4.2%→4.4%)보다 여성(0.4%→0.9%)의 증가 폭이 컸다. 계속 감소추세였던 처오년 전자담배 사용률도 2017년 2.2%에서 지난해 2.7%로 늘어 성인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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